삼성중 ‘쾌속 항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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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삼성중공업이 조선업계 처음으로 상반기 수주액 100억 달러를 돌파했다.

 삼성중공업은 최근 미국 선박회사에서 드릴십 두 척을 수주하면서 올 수주액 101억 달러를 기록, 세계 조선업계에서 처음으로 상반기 100억 달러 수주 고지를 넘었다고 1일 발표했다.

 삼성이 올 들어 수주한 선박은 컨테이너선 25척, 유조선 18척, 액화천연가스(LNG)선 6척, 드릴십 5척 등 총 57척에 이른다. 이로써 삼성은 사상 최대 수주액을 보인 지난해 기록(126억 달러)을 가뿐히 넘어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올해 연간 수주 목표를 110억 달러에서 150억 달러로 상향조정했다”고 말했다. 삼성의 수주실적은 2001년 17억 달러에서 2003년 53억 달러, 2005년 77억 달러, 지난해 126억 달러로 매년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 측은 척당 평균 수주단가 1억7700만 달러, 드릴십·LNG선·초대형 컨테이너선 등 고가선 비중 81%라는 두 가지 업계 최고기록을 동시에 수립했다고 덧붙였다. 중국과 인도 등 신흥 시장의 물동량 증가와 심해 유전 개발의 본격화에 따라 선박 수요가 늘어났고, 북해 및 북극지역 에너지 개발 관련 해양설비의 발주 증가에 힘입어 6개월 만에 100억 달러 이상 수주할 수 있었다는 것이 삼성 측의 분석이다.

 삼성중공업 김징완 사장은 “수주 잔량이 330억 달러로, 3년치 일감이 확보된 만큼 초일류 조선소로서 위상을 확고히 하기 위해 품질 개선에 힘쓰고 동시에 운항 효율이 높은 경제선형을 개발해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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