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리장성 탁구」퇴조현상 뚜렷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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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막 내린 글로벌대회>
녹색테이블의 공이 중국을 떠나고 있다.
10일 막을 내린 꿈나무들의 세계탁구대잔치 제1회 글로벌탁구선수권대회는「중국탁구의 참패」로 특징 지워졌다.
스웨덴이 남자단체와 단식 우승을 차지, 명실상부한 세계남자탁구의 패자임을 확인했고 7명의 선수단을 파견한 북한은 이분희와 전형이 같은 왼손잡이 위복순이 여자단식 정상에 오른 것을 비롯, 남자단식 준우승(김명준)·단체 4강의 알찬 수확을 챙겼다.
한국은 남자단체 4강과 단식 4위(이상준)로 나름대로 성적을 올렸지만 여자 부에선 단체· 단식 모두 예선 탈락해「남고 여저」현상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 가장 큰 관심을 불러모은 것은「몰락」이라고까지 일컬어지는 중국탁구의 참패.
중국은 남자부에「이면타법」의 선두주자인 류궈량(유국량)을 비롯, 92중국선수권 2, 3위인 리징과 펑저, 여자부에선 세계1위 덩야핑(등아평)과 유망주 리쥐(이국), 양잉(양영)등 호화멤버의 선수단을 출전시켜 전 종목 우승으로 거액의 상금을 챙길 욕심이었지만 덩야핑이 출전한 여자단체서만 우승하는데 그쳤다.
남자는 단체예선탈락에 이어 류궈량의 단식 예선탈락, 평저의 본선1회전 탈락으로 8강에도 오르지 못하는 망신을 당했다.
또 중국은 여자단식에서 1, 2번 시드를 받았으나 리징과 양잉이 한수 아래로 평가되던 헝가리(토트)와 루마니아(나스타세)선수에게 각각 패해 3위와 8강에 그치는 부진한 성적으로 중국 벤치에 엄청난 충격을 안겼다.
한편 이번 대회의 또 다른 특징은 모두 셰이크핸드 수비전형의 선수가 한 명도 출전하지 않았다는 것.
한국여자 팀은 헝가리와의 예선서 수비수 1명만 있었더라도 손쉽게 예선을 통과했으리라는 아쉬움을 남겼다.
또 비교적 좋은 성적을 올린 북한은 남자는 코리아 단일 팀 주전멤버였던 김정희와 같은 왼손드라이브 공격 일변도, 여자는 이분희와 같은 왼손드라이브와 백핸드이질공격으로 뚜렷이 양분, 획일화된 인상. 【동경=유상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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