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조시정·과거청산 촉구/김 차기대통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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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한일정상회담 정례화도 검토”/아사히신문 회견
【동경=이석구특파원】 김영삼 차기대통령은 9일 대통령당선후 외국기자와는 처음으로 일본 아사히(조일)신문과 인터뷰를 했다.
10일 아사히신문 보도에 따르면 김 차기대통령은 ▲외교는 대미·대일관계를 축으로 한다 ▲한일관계를 진전시켜 미래지향적 관계를 만들기 위해 일본은 종군위안부 등 과거청산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 ▲북한이 남북한 상호핵사찰을 받아들인다면 한미합동팀스피리트군사훈련을 중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 차기대통령은 회견 첫 머리에서 중립내각 아래 치러진 선거를 통해 들어서는 새정권이 정통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국민의 시대를 열기위해 지방자치단체장선거를 95년 6월 이전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민주화를 탄압해온 것으로 비판받고 있는 안기부 권한을 해외정보수집 등으로 한정,정치적 중립을 지키게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그는 쌀수입개방문제와 관련,『한국에서는 농가소득의 3할 이상을 쌀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절대 개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가능하다면 일본과 이 문제에 관해 협력하고 싶다는 희망을 피력했다.
김 차기대통령은 한일관계에 대해 지난해 1월 미야자와 기이치(궁택희일)총리 방한을 계기로 이뤄진 「무역불균형 시정을 위한 액션플랜」을 진척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한국의 대일 무역적자에는 한국의 노력과 동시에 일본도 시장개방촉진 등 적극적인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차기대통령은 한일 양국관계가 미래지향적 동반자관계로 발전해 나갈 것을 기대하고,불행한 과거문제가 양국관계증진에 장애가 되고 있는 것은 극히 유감이라고 말했다.
특히 종군위안부문제 등 현안과 관련,『불행한 과거 문제를 하루빨리 해결해 진정한 선린우호관계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김 차기대통령은 한일정상간 의사소통을 위해 정상회담의 정례화를 검토하겠다고 말하고,일왕방한에 대해 『한일관계가 성숙되면 한국국민의 대일감정도 좋아져 방한이 가능한 시기가 올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북한의 핵문제 해결이 남북한 관계에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미·일·중·러시아 4개국과 유엔안전보장이사회에 협력을 요청하는 문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북한이 남북한 상호핵사찰을 받아들인다면 팀스피리트훈련을 중단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 차기대통령은 또 김일성주석 신년사와 관련,『북한이 경제적으로 큰 곤경에 처해있음을 나타낸 것』이라고 지적하고,북한이 급격히 변하면 큰 문제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자신의 재임중 남북정상회담이 자연스럽게 실현될 것이라고 말하고,회담을 위한 회담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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