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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에 새 마라톤 코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7면

한국마라톤이 잠실∼성남, 춘천 의암 호반 코스 등 중부권 일변도에서 벗어나 처음으로 남부 권 시대를 맞이한다.
대한육상경기연맹(회장 박정기)은 8일 경주에서 시 외곽인 보문단지를 돌아오는 경주마라톤코스를 개발, 오는 3월부터 실시되는 국내마라톤대회를 새 코스에서 치르기로 했다.
육상연맹이 지난 6일 김해룡 이사·구창식 사무차장 등 전문가들을 파견해 실사한 경주마라톤 코스는 경주시민운동장을 출발, 황성국교∼시외 및 고속버스터미널∼보문단지∼민속 공예 촌∼불국사입구∼동방∼탑 골 등을 돌아 다시 시민 운동장에 골인하는 42·195km의 순환코스다.
경주코스의 강점은 기온이 온화한 남부지방이기 때문에 그간 우리나라에서는 개최하지 못하던 겨울마라톤이 가능하다는 점과 경사가 거의 없는 평탄하고 쾌적한 전원코스라는 점.
한국마라톤은 지나치게 서울을 중심으로 한 중부권에 집착, 기온관계상 세계적 조류인 겨울 마라톤을 실시하기 어려웠었다. 마라톤 선진국인 일본의 경우 동경국제마라톤 외에는 대부분 날씨가 따뜻하고 경관이 수려한 남부의 온천지대에서 겨울에 실시하고 있다.
황영조(코오롱)가 지난 2월 한국최고기록을 수립한 벳푸∼오이타 마라톤대회의 벳푸는 큐슈지방의 유명한 온천관광지대.
경주마라톤코스는 시내에서는 첨성대·안압지·석빙고·분황사·경주국립박물관·천마총 등 유적지 앞을 관통하고 교외에서는 맑고 깨끗한 보문단지를 지나기 때문에 지루해지기 쉬운 선수들에게 최상의 레이스를 펼칠 수 있도록 한다는 것.
또 경사가 거의 없다는 점도 기록경신에 유리한 점으로 꼽히고 있다. 15km지점의 보문단지 골프장입구 약 8백m정도와 20km지점의 감포행 삼거리(천군동 소재)부근 1천5백m를 제외하면 경사가 전혀 없는 평이 코스. 천군동 부 터 시내진입까지의 후반부 20km는 오히려 완만한 내리막이어서 한국최고기록경신도 쉽게 기대할 수 있다는 게 김해룡 씨의 설명.
건국대의 황규훈 감독은『춘천코스도 무난한 코스이기는 하나 두 세 군데에서 급경사 및 급커브가 있어 마라토너들의 생체리듬을 빼앗는 치명적 약점이 있는 데다 바람·안개 등 날씨변화가 심해 최상의 코스는 아니었다』 고 지적하고『경주코스는 코스가 거의 완벽한데다 경관이 수려하고 공기가 맑아 최상의 레이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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