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젖먹이 충치|김광철 교수<경희대 의대·소아치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6면

<문>
두 살 된 아들을 둔 회사원이다.
아이가 어렸을 때부터 잠자는 동안에도 젖병을 물고 우유·베지 밀·요구르트 등을 먹는 버릇이 있다.
그런데 두 달 전부터 윗니 중 앞니 2개가 썩기 시작하더니 지금은 거의 뿌리만 남고 형체도 없이 삭았다.
집 근처 치과에 갔더니 유아충치라며 틀니를 해야 한다고 말하는데 걱정이다.

<답>
최근 들어 두 살 이하 유아의 앞니에 충치가 생겼다고 호소하는 일이 많다. 이런 경우의 원인으로는 크게 태어날 때부터 치아 겉 표면의 단단한 조직이 약하거나 우유 병을 물고 자는 것을 들 수 있다.
잠이 들면 깨어 있을 때와는 달리 타액의 분비와 흐름이 감소해 입안에 대한 세정작용이 둔해진다. 따라서 우유·젖 등 당분이 함유된 음식은 입안에 오랫동안 남게 되면서 세균과 작용해 산으로 변화된 뒤 치아의 칼슘성분을 녹여 충치의 일종인 수유 성 치아 우식증을 일으킨다.
충치가 미미하면 통증 없이 간단히 치료할 수 있지만 치아의 신경·혈관조직에까지 진행되면 통증이 동반되고 치료도 어려워진다.
특히 치아의 형체가 부서져 뿌리만 남을 정도로 심하면 치아를 빼야 하는 상황까지 벌어진다.
그러나 조기에 치아를 빼면 후속 영구치가 늦게 나오고 치열도 고르지 못하며 맡을 배우는 시기에 발음상으로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손상된 신경·혈관조직을 제거한 후 수산화 칼슘이 주성분인 약재를 채워 넣는 근관 치료 등 가능한 방법을 모두 동원해야 한다.
최근에는 치아 뿌리에 핀을 박은 뒤 합성수지를 이용, 인공치아를 만들어 주기도 한다.
충치는 치료도 중요하지만 예방이 최선으로 칫솔질은 생후 6개월 뒤 치아가 나오기 시작하면 해주고 너무 어려 칫솔질이 어려우면 가제수건을 물에 적셔 우유를 먹인 뒤 꼭 닦아준다. 만일 치약 사용을 싫어하면 물만 적신 칫솔로라도 닦도록 한다.
특히 우유 병을 물고 자지 않게 하고 혹시 우유를 먹다 잠들었으면 즉시 물을 마시게 해 입안을 씻어 주면 충치를 예방할 수 있다. 【정리=이원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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