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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베리아 혹한 사라졌다/올겨울 평균 20도이상 높아져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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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지구온실화·주변 공단영향 규명 분주
『영하 40도는 추위가 아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겨울 평균기온이 영하 40도를 밑도는 러시아 시베리아에 올 겨울들어 혹한이 찾아오지 않고 있어 과학자들이 원인규명에 나섰다.
러시아 언론의 보도에 의하면 평균 영하 40도를 보이던 시베리아의 겨울 추위가 올해들어서는 평균 영하 20도∼영하 15도로 지나치게 온난한 기후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몇m 높이로 쌓여있던 시베리아 만년설의 두께도 점점 엷어지고 있고 주민들은 이러한 따뜻한 겨울이 생태계의 균형파괴에 의한 것이 아니냐며 걱정하고 있다.
노보시비르스크의 한 주민 표트르 아브라모프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온난한 겨울은 지금까지 없었다』며 『만년설의 두께가 점점 엷어지고 있고 혹한도 오지 않아 겨울같지도 않아 자연의 재해가 올까봐 걱정된다』고 밝혔다.
대기과학자들은 이러한 시베리아 온난현상의 원인에 대해 현재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못한채 대체로 다음과 같은 세가지 방향의 추론만을 하고 있다.
첫째는 지구의 온실효과가 시베리아의 대기에도 영향을 미쳐 강추위가 사라지지 않았느냐는 것이다. 이럴 경우 시베리아 혹한은 지구의 온실화 현상이 근원적으로 치유되지 않는다면 더이상 경험해볼 수 없는 것이라는게 과학자들의 우려다.
그러나 이러한 범지구적인 온실효과에 의한 원인보다 지방 환경론자들과 몇몇 과학자들은 시베리아 쿠즈바스와 노보시비르크지역에 위치한 대규모 중공업단지의 영향으로 시베리아 혹한이 사라지고 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이들은 구소련정부가 중공업생산을 늘리기 위해 시베리아지역에 대규모 중공업단지를 건설한 이래 생태계의 균형이 심각하게 파괴되어 왔다고 주장하고 이제는 기온마저 변화하고 있다며 더 큰 재앙을 막기 위한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소수의 과학자들은 현재 대서양에 형성된 온난한 해류에 의한 일시적인 현상으로 매스컴과 환경론자들이 지나치게 호들갑을 떨고 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모스크바=김석환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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