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P의 반격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3면

PDP 업체들이 설비 증설에 적극 나서고 있다. 원판 유리 한 장에서 42인치 패널 6장을 뽑아내는 6면취 공정을 최근 8면취로 전환한 LG전자 A3라인의 모습.

PDP 업체들이 연말 성수기를 겨냥해 생산 라인을 늘리며 LCD 진영과 한판 승부를 준비하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울산 P4 라인이 가동에 들어가는 이달 말부터 50인치 대형 패널의 생산량을 늘릴 방침이다. 이 회사는 현재 충남 천안의 3개 라인에서 42인치 기준 월 36만장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한 장의 유리 원판에서 42인치 패널 8장을 동시에 만들 수 있는 8면취 공정을 적용한 P4 라인에서는 월 25만장 생산이 가능하다. 기존 라인은 2~6면취 공정이다.
 
LG전자도 다음달부터 경북 구미의 A3 공장을 6면취에서 8면취로 전환해 가동한다. 이 회사는 PDP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패널 생산량을 월 35만장에서 44만장으로 늘린다. 파나소닉 브랜드로 세계 PDP 업계 1위를 지키고 있는 일본의 마쓰시타도 8면취인 아마가사키(尼崎)현의 3공장이 완공됨에 따라 연말이면 생산 능력이 월 66만장에 달할 전망이다.
 
PDP 업체들이 적극적인 증산에 나서는 것은 LCD에 더 이상 시장을 내 줄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 등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시장에서 LCD TV는 486억 달러, PDP TV는 199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이 가운데 40인치 이상 제품만 비교하면 PDP 판매량이 850만대로, 610만대에 그친 LCD보다 많았다. 그러나 올해에는 40인치 이상에서도 PDP가 1170만대, LCD가 1550만대로 역전될 전망이다.
 
LCD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소니가 합작투자한 S-LCD가 원판 기준 월 5만장 생산 규모의 8세대 공장을 8월 중 가동하는 등 적극적인 증산에 나선 상황이다. 8세대 라인에서는 원판 한 잔으로 52인치는 6장, 46인치는 8장의 패널을 동시에 찍어낼 수 있다. 삼성전자는 7세대 라인에서도 원판 기준 월 18만장을 생산하고 있으며, LG필립스LCD도 7세대 공장의 생산량을 원판 기준으로 월 11만장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세계 최초로 8세대 라인 가동에 들어간 일본의 샤프는 최근 10세대 투자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PDP 업계 관계자는 “1분기 국내시장에서 팔린 40인치 이상 PDP TV는 11만7000대로, LCD TV(8만7000대)보다 많았다”면서 “점차 격차가 좁혀지는 상황이지만 가격 경쟁력이 높은 50인치 대형 제품을 중심으로 생산량을 늘려 LCD에 대한 우위를 지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삼성SDI의 경우 새로 가동에 들어가는 P4 라인을 50인치 이상 전용 공장으로 운용할 방침이다.
 
PDP는 LCD보다 사실적인 색상에 응답 속도가 빠르며, 가격도 20% 정도 싸다. LCD는 전력 소모가 적고 화사한 색상이 강점이다. 또 200만 화소 이상의 고해상도를 구현하는 데도 유리하다.

김창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