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독자통화 도입 추진/CIS 단일시장 사실상 포기/중앙은 부총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서방형 경제개혁정책 비판/“경제활성화 위해 1조루블 투입”
【모스크바 로이터·연합=본사특약】 러시아정부는 조만간 독자통화를 도입하고 경제활성화를 위해 1조루블을 투입할 방침이라고 이즈베스티야지가 발레리안 쿨리코프 러시아 중앙은행 부총재의 말을 인용,21일 보도했다.
이즈베스티야지는 이날 콜리코프부총재가 『러시아는 독자화폐 제도로의 전환을 준비하고 있으며,이같은 조치는 오늘부터 언제라도 취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쿨리코프부총재는 이와 함께 『우리는 새총리에 의해 구성되는 정부노선에 맞춰 금융정책을 변경할 것』이라고 말하고 『불행히도 모든 것이 국제통화기금(IMF)에 의해 결정돼 왔으며 우리는 로봇에 불과했다』며 전임 예고르 가이다르총리서리가 주도해온 서방형 시장경제 개혁정책을 비판했다.
러시아의 독자통화 도입방침은 러시아 주도의 독립국가연합(CIS)이 추구해온 루블화를 공동통화로 하는 단일경제시장 형성을 사실상 포기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러시아는 그동안 CIS소속 11개국과 CIS에 참가하지 않은 4개국을 포함한 구소련권의 루블권 시장화를 위해 우크라이나 등 다른 CIS 참가국들의 독자통화 도입에 앞장서 반대해왔다.
그러나 리투아니아·에스토니아·라트비아 등 발트해연안 3개국과 아제르바이잔이 이미 독자화폐를 도입해 시행중에 있으며,러시아에 이어 CIS내 제2의 경제대국인 우크라이나와 그루지야도 최근 독자통화 도입방침을 천명하고 이를 위한 예비조치로 통화대용 쿠퐁을 통용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소련 해체와 함께 출범한 CIS는 정치적 독립과는 별개로 경제적·군사적 통합을 위해 루블화에 의한 유럽공동체(EC)형 단일시장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형 집단안보체제를 존속시키기로 합의한바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