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서양화가 정회남씨 개인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0면

젊은 서양화가 정회남씨의 3회 개인전이 20일까지 서울 갤러리(735-7711)전관에서 열리고 있다.
한국의 여인상을 주제로 한 1백호이상 3천호까지의 대작 40여점을 출품했다,
정씨는 조선의 상류사회 여인들을 주로 그리면서 전통적 가치관 속에 에로티시즘을 감추고 있는 한국 여인의 2중성을 형상화했다.
허벅지를 은장도로 찌르면서도 이빨을 악물며 신음소리를 감추던 조선의 여인이 정씨가 그리려는 여인상이다.
한국여인의 2중성은 정씨의 그림에서 고귀함을 잃지 않은 요염함, 희로애락을 애써 감추고 있는 무표정함으로 나타난다.
정씨는 때로 기녀를 그릴 때도 그 표정은 결코 천박하지 않다.
옷을 벗는 장면, 잠자리에서의 흐트러진 모습에서도 에로틱하게만 느껴지지 않는 정신적인 세계를 읽을 수 있다.
정면에서 바라보는 미인을 극 사실로 처리하면서 동체나 배경이 되는 사시와 불상을 흐릿하게 깔아 전경의 미인을 돋보이게 하는 기법상의 변화를 보여준다. <민>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