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mily건강] 생선에서 극소량 다이옥신 검출에 걱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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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생선의 내장 등에서 다이옥신이 '다량' 검출됐다는 일부 보도로 소비자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해양수산부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우럭의 간(1g당)에서 62pg의 다이옥신이 검출됐다. 우럭 내장(20pg).대게 내장(43pg).꽃게 내장(29pg).광어 간(14pg)에서도 나왔다. 이 같은 수치는 생선의 다이옥신 기준치를 정한 유럽연합(EU)의 기준(8pg)을 초과한 것이다.

그러나 유럽의 기준치는 근육(생선살)을 기준으로 설정된 것으로 내장과는 무관하다. 다이옥신이 생선의 근육보다 내장.지방 부위에서 더 많이 검출되는 것은 다이옥신의 특성상 당연한 일이다. 다이옥신은 지용성(지방에 녹는) 물질로 지방 조직에 주로 축적되기 때문이다.

다이옥신은 국제암연구소(IARC)가 1그룹(사람에게 암을 일으키는) 발암물질로 분류한 유해 물질. 따라서 가능한 한 적게 섭취하는 것이 최선이나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언론에서 '다량' 검출됐다고는 했지만(EU 기준치보다 훨씬 높아서) 실제론 극소량에 불과하다. 다이옥신 잔류량은 보통 pg(피코그램)으로 표시된다(pg은 1조분의 1g). ㎍(마이크로 그램)은 pg보다 100만 배나 큰 단위다. 세계 어느 나라도 다이옥신 검출량이 높다고 생선 소비를 줄이라고 권장하지 않는 것은 이래서다. 다이옥신은 생선 외에 육류.우유 심지어는 모유에도 극소량 존재한다.

모유에서 다이옥신이 검출돼도 모유를 권하는 것은 득이 해보다 크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생선 섭취에 따른 이익(양질의 단백질과 혈관 건강에 유익한 오메가-3 지방 등 불포화지방 풍부)은 다이옥신 잔류에 따른 건강상 위험을 압도한다는 게 대다수 전문가의 평가다.

그래도 꺼림칙하게 생각한다면 내장이나 지방이 많은 부위(뱃살.껍질 등)의 섭취를 줄이는 것이 방법이다. 다이옥신은 주로 이 부위에 몰려있기 때문이다. 알은 내장에 비해 다이옥신 잔류량이 적을 것으로 생각된다.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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