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자­민주 여의도유세 취소/교통체증에 청중동원 과열우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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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국민당은 내일 “백만집회” 강행/“상대후보 인신공격 않겠다” 김영삼/지역병 타파 「양김회견」 제의 김대중/“현대수사는 관권탄압” 강공 정주영
민자당과 민주당은 11일 당초 예정했던 서울 여의도광장에서의 대규모 군중집회를 각각 취소했다.
양당은 여의도유세가 세몰이경쟁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으며 청중동원에 따른 갖가지 부작용과 교통체증 등 시민불편이 수반된다는 점을 감안,취소키로 했다고 밝혀 과열 자제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다.<대선기사 2,3,4,19,22,23면>
87년 13대 대선당시 각 후보측은 여의도광장에 저마다 1백만명인파를 주장하는 대규모 군중유세를 경쟁적으로 개최함으로써 엄청난 비용지출과 과열경쟁을 불러일으켰었다.
그러나 국민당만은 민자·민주당의 취소에 상관없이 12일 예정대로 여의도에서 대규모 군중집회를 강행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선거일을 7일 앞둔 이날 각 후보들은 서울·경기·충남 등 혼전지역에서 유세를 계속하고 부동표 잡기에 총력을 기울였다.
◇민자당=김영삼후보는 11일 기자회견을 갖고 『국민들은 일부 정당에서 추진하는 서울 여의도의 군중집회식 대규모 유세를 걱정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그동안 검토해오던 15일의 여의도유세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민자당은 대선 14,15일 이틀에 걸쳐 서울 10개지역에서 소규모 유세를 갖기로 했다.
김 후보는 「03시계」 제작과 민주산악회 등 사조직의 선거법 위반사례에 대해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리며 다시는 이러한 불미스런 일이 없도록 엄중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정주영후보의 「김영삼후보관련 모종의 비리폭로설」에 대해 『나는 40년동안 당당하게 살아왔기 때문에 그런 얘기엔 관심없다』고 이를 무시했다.
김 후보는 『상대후보에 대한 인신공격·중상모략을 하지 않았고,앞으로도 안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민주당=11일 김대중후보 주재로 선거대책위 상임위를 열고 13일로 예정했던 여의도 유세를 취소키로 결정했다.
민주당은 『세몰이식 과열경쟁을 피하고 시민들에게 불편을 주지 않으며,혹시 있을지도 모르는 혼란을 예방키 위해 취소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대신 TV토론과 관련,김영삼후보가 후보 전원의 8자토론을 고집하는데 우리당은 3자토론과 8자토론을 한차례씩 하되 어느 것을 먼저 할 것인지는 민자당이 정해도 좋다』고 밝혀 우선 8자토론도 수용할 수 있음을 분명히 했다.
김대중후보는 이날 제주와 서울역·창동주말시장·청량리역·올림픽공원 등에서 유세를 갖고 『김영삼후보와의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양당이 지역감정을 유발하는 어떤 행동도 취하지 않도록 공동노력할 것을 국민앞에 밝히자』고 제안했다.
◇국민당=정주영후보는 이날 공주·서산·천안 등 충남지역 8곳에서 순회유세를 갖고 현대수사가 국민당에 대한 관권탄압이라며 이를 집중 비판했다.
정 후보는 『검찰·경찰의 일부 관료와 조선일보와 같은 일부 언론이 「관언복합권력」을 만들어가고 있다』며 『이를 저지하지 못하면 경찰국가로 전락하고 말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 후보는 또 『정부의 중단약속에도 불구,사복경찰이 현대그룹 간부와 그 부인들에 대해 미행·감시를 계속하고 있다』며 이에 대한 시정을 촉구하고 『나는 내 주식을 팔아 선거자금으로 쓰고 있지만 김영삼후보는 기업들로부터 비자금을 거둬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당은 12일의 여의도 유세에 서울의 각 지구당에서 40만명,현대계열사와 관련업체 직원 및 가족 20만명,기타 경기지역 지구당 동원인원과 자발적인 청중 등 모두 1백만명이 모이도록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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