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2007 KB 국민은행 한국리그 -'자살수' 가 결정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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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 안달훈 7단(제일화재) ● 루이나이웨이 9단(대방 노블랜드)

◆장면도(1~8)=KB2007 한국리그가 바둑의 고향 호남을 찾았다. 전북에선 조남철 9단과 이창호 9단이, 전남에선 김인.조훈현.이세돌 9단이 태어났으니 호남은 가위 한국 바둑의 종갓집이라 할 만하다.

전남이 연고지인 신생팀 대방 노블랜드와 제일화재(충북)가 17일 순천대학교에서 대결했는데 순천뿐 아니라 인근 여수.광양 등에서 600여 명의 바둑팬이 몰려들어 뜨거운 바둑 사랑을 보여줬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전남을 대표하는 조훈현(영암)과 이세돌(신안)이 모두 원정팀 제일화재 소속이어서 팬들의 분위기가 미묘했다는 후문이다.

대방 노블랜드는 한상훈과 박영훈이 이겨 2연승으로 앞서갔으나 제일화재도 이세돌과 김주호가 반격하며 타이스코어를 만들었다. 이세돌은 개인전적에서 20연승을 내달렸다.

이 판은 2대2 상황에서 벌어진 마지막 대결. 제일화재의 안달훈이 백1로 뛰어들자 노블랜드의 루이나이웨이 9단이 흑2로 강공을 퍼붓고 있는데 백 3,5의 사이드스텝이 경쾌하다. 흑은 6으로 젖히고 8로 끊었는데 이 장면에서 백의 최선은 무엇일까.

◆실전 진행=백1로 먼저 나오는 소위 '자살수'가 폐부를 찌르는 맥점이었다. A로 단수부터 하는 것은 한 박자 늦다. 흑이 두점 잡으려고 대드는 것은 백A의 양단수로 파탄. 결국 흑2로 따내는 정도인데 백은 흑 두 점을 잡으며 멋지게 탈출했다. 이 판을 이긴 제일화재는 3대2로 승리하며 리그 전적 3승1패. 첫승에 목마른 신생 대방 노블랜드는 4연패의 늪에 빠졌다.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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