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기 스티로폴 재활용길 열려/생산 6사 재생공장 세워 제품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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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사후처리문제로 골머리를 앓던 스티로폴의 재활용길이 열려 주목을 끌고 있다.
텔리비전·냉장고 등 각종 가전제품의 완충재,생선·과일 상자에서부터 건축자재에 이르기까지 효용가치가 높아 사랑받던 스티로폴은 환경보전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면서부터 천덕꾸러기로 전락해 버렸다.
우리가 흔히 부르는 스티로폴의 정식명칭은 발포 폴리스티렌(EPS).
EPS에는 가전제품의 완충재 등으로 사용되는 폼 스티렌(FS)과 햄버거·컵라면 용기 등으로 사용되는 폴리스티렌페이퍼(PSP) 등 두가지 종류가 있으며 FS는 전체의 98%,PSP는 93%가 공기로 부풀려 있어 최고 50배까지 뻥튀기 돼있는 상태다. 따라서 모두 매립에 의존하고 있는 EPS의 쓰레기발생량은 약 21만t으로 무게로만 따지면 전체 일반쓰레기 발생량 3천64만t의 0.7%에 불과하나 50배까지 부풀려 있는 부피때문에 환경오염의 주범중 하나로 취급받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천덕꾸러기 EPS도 재활용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한남화학·럭키·효성바스프·제일모직·신아·동부화학 등 EPS원료를 생산하는 6개사가 공동으로 재활용협회를 만들고 자체적으로 재생공장을 세워 재활용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이들은 내년초에 상설기구인 한국 EPS재자원화촉진협회(가칭)를 창설하고 우선 시범적으로 경인지역과 남해안지역에 재생수지공장 2개소를 세울 계획이다.
재생공장에서는 재활용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EPS를 분쇄기로 잘게 부수거나 열을 가해 덩어리로 만든 후 압출기를 사용해 완구류 원료·건축자재·시멘트 혼합재 등으로 재활용하게 된다. 이들 생산업계가 스스로 재활용하겠다고 나선 것은 정부의 규제강화에 따른 자구책성격이 짙다.
환경처가 EPS의 사용을 줄이고 수거를 쉽게 하기 위해 내년 1월1일부터 가전제품을 가정에 직접 배달·판매했을 경우 소비자의 요구가 없는한 포장재를 회수하도록 의무화했으며 내년 9월부터는 완구·인형류와 종합세트에는 EPS를 포장재로 쓸 수 없도록 하는 등 규정을 강화,업계가 큰 타격을 보게되자 자체적으로 재활용에 앞장섬으로써 EPS가 결코 환경오염의 주범이 아니라는 인식을 심어줄 필요를 느꼈기 때문이다.<손장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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