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아얄, 대선 지고 동거남과도 결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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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식 결혼을 하지 않은 동거 남녀로 '프랑스 최고의 정치인 커플'로 여겨지던 프랑수아 올랑드(52)와 세골렌 루아얄(53)'이 갈라섰다.

루아얄은 지난달 프랑스 대통령 선거에서 여성으로는 최초로 결선투표까지 진출했다. 니콜라 사르코지 현 대통령에게 고배를 마셨으나 차기 대선에서도 사회당의 유력 주자로 꼽히고 있다. 루아얄의 동거남이었던 올랑드는 루아얄이 대선 후보로 출마했던 사회당의 총재를 맡고 있다.

두 사람의 결별 소식은 17일 저녁 알려졌다. 프랑스 총선 2차 투표가 끝난 시점이자, 대통령 선거 결선투표가 있은 지 한 달 10여 일 만이다.

루아얄은 이날 프랑스 엥테르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나와 올랑드에 대한 갖가지 추측과 소문이 돌기 시작한 것이 꽤 됐다"며 "이제 사실을 밝힐 때가 됐다고 생각해 우리 두 사람이 더 이상 함께 살지 않기로 결심했다는 것을 간단히 밝힌다"고 말했다.

루아얄은 또 "내가 올랑드에게 집을 나가달라고 요구했다"며 "그가 행복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는 여전히 사이가 좋으며, 서로 대화도 나누고 존중한다"고 덧붙였다.

두 사람의 결별 이유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올랑드에게 여자가 생겼기 때문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지난달 발간된 '요부'라는 책에서 저자인 일간 르몽드 기자는 두 사람의 긴장 관계를 증언하면서 넌지시 올랑드가 바람을 피웠음을 암시했다. 이로써 두 사람은 1970년대 말에 시작한 30년 가까운 동거 생활을 청산했다. 프랑스에선 동거 커플도 부부와 거의 동일한 법적.사회적 혜택을 주고 있다. 두 사람은 프랑스 엘리트 관료 양성 기관인 국립행정학교(ENA)에서 만나 사랑에 빠졌으며 네 명의 자녀를 두고 있다. 결별 선언 직후 루아얄은 조만간 퇴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올랑드의 뒤를 이어 사회당 당권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박경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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