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복동 파문/3당 모두 아전인수 해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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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노심」 향방 보여줬다”고 풀이 민자/“판세역전용 「복덩어리」 호재” 민주/“반양김 부동표 상당수 올 것” 국민
김복동의원의 민자당탈당 파문은 대선초반전에 노태우대통령의 중립성 시비를 야기하면서 주요 정치쟁점으로 부각됐다.
민주·국민당은 이를 최대한 활용하려고 안간힘을 쏟고 있는데 반해 민자당은 떨떠름해하고 있다.
○…민자당의 당지도부와 선거전략 관계자·의원들은 대체로 김복동파문의 후유증이 별로 심각할게 없다는 판단이다.
민자당이 생각하는 대차대조표는 우선 노 대통령의 중립성시비가 제기됐지만 새로운 선거분위기가 유세쪽으로 쏠리면 곧 사그라들 것으로 보고 있다.
오히려 노 대통령이 일단 김 의원 소매를 잡아당김으로써 지금까지도 노심을 의심하던 사람들에게 확실한 증거를 보여준 측면도 있다는 것이다.
민자당측은 『선거관리를 하는 내각이 중립이라는 얘기지 대통령 마음까지 중립으로 생각하면 착각』이라는 말을 하고 있다.
물론 이런 분위기속에 경계론도 있다. 야당이 「중립시비」를 계속 몰아붙이면 유세전에서 수세에 몰릴 수 있다는 우려다. 이런 맥락에서 당지도부는 「도마뱀이 꼬리를 잘라내듯」 19일 서둘러 김 의원의 탈당계를 처리해버렸다.
○…민주당은 김 의원 사태를 적극 활용,대구·경북지역 YS표 삭감과 제색깔(선명야성) 찾기로 「뉴DJ」 보완은 물론 차후 「중립성」 확보와 유세용 호재발견 등 「일석사조」의 이득을 얻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김대중대표의 표현대로 「곡쟁이(민주)가 상주(국민)보다 더 서럽게 우는」 이유다. 현재 YS를 근소한 차로 추격해가고 있다고 자체 판단하고 있는 민주당으로서는 대선 진입이전에 판세역전용 돌발변수에 큰 기대를 갖고 있었는데 선거공고에 임박해 나타난 김 의원 사건을 「복덩어리 패」라고 빗대며 쾌재를 부르고 있다.
당관계자들은 『YS가 TK지역에서 40%이하 득표면 승리』라고 분석할 정도로 수도권에 이은 주요 지역으로 간주해 온 이곳에서 박철언·유수호의원에 이은 김 의원의 국민당행으로 반YS·반민자정서가 고양되는 반사이득을 내다보고 있다.
○…국민당은 이번 사건이 대선전략중 실은 없고 득만 가져올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그동안 지지 후보를 결정하지 못했던 40% 가량의 부동표중 상당수가 이번 일을 계기로 정 후보쪽으로 마음을 기울게 했을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부동표는 반양김 성향이 강한데다 대통령과 정부의 중립성에 의구심을 던져줌으로써 부동층이 반양김후보중 선두주자격인 정 후보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국민당은 또 이번 사건으로 인해 무주공산격인 대구·경북지역에 상당한 바람이 일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대구지역은 김 의원의 국민당 입당으로 지역구 의원수에 있어서도 민자당과 동수(5명)가 됨으로써 김영삼후보를 역전시킬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는 입장이다.<신성호·김진·최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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