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사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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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보기

종합 32면

예심을 거쳐온 작품 편수가 1백여 편에 달해 다시 우수 작을 추려 내는 데는 어려움이 있었다.
그런데 독후감은 읽은 책의 핵심적 내용과 읽은 사람의 감동을 말하는 것이므로 적지 않게 주관적인 가치수용과 관련되어 있다.
그래서 첫째로는 내용의 이해를 잘한 것을 먼저 가려내게 된다. 그리고 둘째로는 감동을 방은 바가 읽은 독자의 내심의 울림과 구체적으로 어떻게 문제되고 있는가를 살피게 된다.
즉 무엇을 알고 이해한다고 해도 그것이 관념적인 것이 아니고 직업·생활·체험과 구체적인 연결을 이룰 때에 실감으로 수용되는 것이라 하겠다. 이러한 점을 고려한 후에도 최종적으로 중요한 요건은 감상문의 서술에 요구되는 문장의 순탄함이다. 어떤 경우든지 지식이나 사상은 읽고 듣는 사람에게 무리 없이 전달되고 이해되어야 한다는 대전제가 있다.
그러므로 독서 감상문으로 이해된 내용을 쉽게 알아보기에도 용이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가작과 우수 작들이 보인 문장력은 좋은 수준을 유지함을 알았다. 응모자들 중에는 30대의 주부들과 20대의 학생들이 많았으며, 그 중에서도 일반 직장인들의 독서열을 짐작할 만한 응모작들도 적지 않아 기쁜 마음으로 읽을 수 있었다.
즉 직장생활을 해 가면서도 자신의 교양을 넓히고 심화시키는데 독서만큼 귀중한 것은 없기 때문이다. 개인의 체험은 한정적이지만 고전적 명저를 통해서는 제한 없는 높은 지혜에 접촉할 수 있고, 그렇게 해서 우리의 자아는 좁은 테두리를 벗어나 원숙의 경지에 도달할 수가 있을 것이다.
이번에 뽑힌 최우수작은 문장의 논리가 정연하였고, 이해의 깊이가 잘 정리되어 감상문으로서 뛰어난 점을 발견할 수 있어 선 자로서는 매우 기뻤다. 많은 분들이 좋은 책과 사귀어 참된 지혜를 나누어 갖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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