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동북아 미 역할 필요성 공감/노 대통령­클린턴 전화내용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북 핵개발 하면 세계평화 위협”노 대통령/“무역역조 해소되고 있어 다행”클린턴
노태우대통령과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 당선자는 13일 오전 8시(한국시간 12일 오후 5시) 전화통화를 갖고 한미안보공약 북한의 핵개발 공동대응 문제 등에 대해 약20분간 다음과 같이 의견을 교환했다.
▲노 대통령=안녕하십니까. 미국의 제42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것을 다시 한번 축하드립니다.
이번 승리는 귀하가 제시한 비전과 정책에 대한 미 국민의 신임을 반영한 것입니다. 본인은 지난 88년 9월 서울에서 만났던 것을 소중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클린턴=감사합니다. 저도 지난 88년 서울올림픽을 바로 앞둔 시점에 방한했을때 대통령께서 한국선수단 전원이 기다리고 있는 가운데서도 한시간을 할애해 주신 것을 고맙게 생각하며 잘 기억하고 있습니다.
▲노 대통령=세계가 이제 탈냉전 시대로 접어들었다고 하나 아직 불확실과 불안정 요소가 상존하고 있습니다.
본인은 당선자께서 미국의 범세계적 리더십이 지속돼야 한다고 말씀하신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본인도 미야자와(궁택) 일본총리와 만나 앞으로 이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미국의 지속적인 역할이 필요하며 특히 이 지역에서 미국의 군사력이 적절한 수준으로 유지되는 것이 바람직 하다는데 의견의 일치를 보았습니다.
▲클린턴=노 대통령과 미야자와총리와의 회담내용을 잘알고 있습니다.
미국이 태평양 지역에서의 역할이 계속되어야 한다는데 동의하고 있습니다.
이미 기자회견에서 밝혔습니다만 주한미군은 필요가 있는한 계속 주둔할 것입니다.
북한의 핵개발 저지를 위해서도 계속 적극 협력해 나갈 것입니다.
한반도의 안보문제에 관해서는 지난 88년 만났을때 이미 한국의 입장을 들어서 잘알고 있습니다.
▲노 대통령=한미 양국은 외교·안보·경제 등 모둔 분야에서 상호 긴밀한 우호협력 관계를 발전시켜 왔습니다.
본인은 한국의 민주화에 긍지를 느끼고 있으며 이러한 민주화 노력에 미국의 성원이 크게 도움이 됐습니다.
그러나 한반도는 냉전의 잔재가 아직 사라지지 않고 대결과 긴장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더구나 최근에는 북한의 핵무기 개발의혹이 이 지역뿐만 아니라 세계의 평화에도 큰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오늘 아침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핵위협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표시해 주신 것을 매우 마음 든든히 생각하고 있습니다.
▲클린턴=통화를 끝내기 전에 미리 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먼저 한국의 민주화 성취를 축하합니다. 그리고 한­미간 교역이 계속 증가되어 양국간 무역역조가 해소되고 있는 것을 다행으로 생각합니다.
대통령을 처음 뵈었을때(88년 9월) 미국의 대한무역적자는 80억달러였으나 지금 10억달러로 균형을 이루게 된 것은 모두 대통령이 노력하신데 따른 것으로 생각합니다.
북한의 핵무기 개발의혹에 대해서는 대통령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핵문제뿐만 아니라 이란·이라크에서와 마찬가지로 대량학살무기 개발은 모두 인류에 대한 중대한 위협으로 이의 저지를 위해 대통령과 최대한 협력해 나가겠습니다.
▲노 대통령=한국은 아시아에서 동맹국겸 동반자로 계속 필요한 역할을 해나갈 것이며 특히 평화와 안정의 유지와 민주주의,시장경제의 확산을 위해 협력할 것입니다.
힐러리여사에게도 본인 내외의 각별한 안부를 전합니다.
▲클린턴=감사합니다. 앞으로 계속 협조해 나가길 바랍니다.<정리=김현일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