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연전패 역전승으로 설욕|방수현 배드민턴 여자단식 정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7면

<92 홍콩 오픈>
방수현(20·한체대)이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넘겨주었던 수시 수산티(인도네시아)에게 통쾌하게 설욕했다.
방은 8일 홍콩 퀸 엘리자베스 체육관에서 벌어진 92홍콩 오픈 배드민턴 선수권대회(총 상금 6만 달러)최종일 여자 단식 결승에서 수시 수산티에게 2-1(5-11, 11-6, 11-7)로 역전승, 지난 9월4일 올림픽 결승에서 2-1로 패한 것을 2개월 4일만에 깨끗이 되 갚으며 우승을 차지했다.
이날 첫 세트를 빼앗긴 방은 2세트부터 파워스매싱과 헤어핀 드라이브 등 화려한 네트플레이로 세계 랭킹 1위인 수산티를 몰아붙이며 승리를 낚아 한국 여자단식의 확고한 기둥으로 자리를 잡았다.
방은 이날 우승으로 3천 달러(약 2백30만원)의 상금을 받았다.
한편 이상복(부산 진구청)-길영아(부산외대)조는 혼합복식 결승에서 인도네시아의 아료노-엘리자조를 2-0(15-4, 15-11)으로 완파하며 정상에 올랐다(상금 2천4백 달러).
또 남자단식의 이광진(한체대)은 공동3위에 그쳤다. (상금 2천1백 달러).
투지와 파워스매싱이 주무기인 방수현은 한국 배드민턴의 아킬레스건인 단식에서 올림픽이나 세계 선수권대회의 제패를 기대할 수 있는 호프. 방은 한번 패한 상대는 반드시 꺾고 마는 집념의 소유자.
방은 지난3월 영국 오픈 결승에서 세계 랭킹 2위인중국의 탕지훙에게 패해 2위에 머물렀으나 올림픽 준결승전에서 탕지훙을 제압한데 이어 또다시 홍콩오픈에서 수산티를 이기는 등 강인한 정신력을 보여줬다.
방은 지난89년 서울체고 2학년 때 영국 웨일스 주니어대회에서 우승, 두각을 나타냈으나 허리 부상으로 선수생활을 포기할 뻔한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코미디언 아버지 방일수(51)씨의 극진한 간호와 독려, 그리고 본인의 집념으로 1년간의 요양 끝에 배드민턴 라켓을 다시 잡았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