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나 일본 불교는 서양에 꽤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종파에 갇힌 측면이 많아 서양인들이 여전히 허기를 느끼죠. 선맥을 제대로 잇고 있는 한국 불교가 대안이지만, 논리적으로 풀어내는 작업이 그동안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학술지는 철저하게 서양인의 눈높이에 맞췄다. 가령 '염화미소(拈華微笑)'를 설명하기 위해 '말이나 문자를 통하지 않고서 불교의 진리가 전해진다'거나 같은 의미인 '이심전심(Transmission from mind to mind)'을 빌어 불교적 배경까지 담아내는 식이다.
조 단장은 동국대 불교대학원에서 공부 중인 체코, 스리랑카, 몽골 출신 학생들에 잡지를 보여준 결과 "한문을 모르니 한글을 이해하는 데도 한계를 느꼈는데 이 책을 보니 이해가 쉽게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조 단장은 "불교는 심리학, 논리학, 윤리학적 접근이 가능하다"며 "이런 식으로 설명할 때 외국인들이 더욱 쉽게 이해한다"고 설명했다.
창간호에는 고익진 박사의 '한국 불교의 정신사적 해석'과 이기영 박사의 '한국 불교의 사상적 흐름' 등 국내 불교학자의 논문과 데미언 키온(영국 런던대 불교윤리학) 교수의 '불교와 생태학(Buddhism and Ecology)'등이 실려 있다. 학술지의 영역화 작업은 2013년까지 계속하며, 매년 1~2권씩 내놓을 계획이다.
백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