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반대 힐러리 발언은 지도자답지 못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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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륜 있는 정치가라기보단 자동차 세일즈맨 같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에 반대한다고 밝힌 민주당 대권 주자 힐러리 클린턴(사진) 상원 의원을 13일(현지시간) 사설을 통해 강하게 비판했다. 영부인을 8년 동안 지낸 힐러리에게 다른 상원의원이나 주지사에게 없는 경륜과 국제적 감각을 기대했지만 이를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다. 힐러리 의원이 9일 미국 자동차 산업의 본거지인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의 노조 초청 모임에 참석해 눈앞의 표만 의식한 듯한 발언을 해 지도자로서의 자질을 보여주는 데 실패했다는 지적이다.

신문은 이날 '힐러리의 좁은 생각'이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그의 FTA 반대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WP는 한.미 FTA가 "1993년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재임 당시 체결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이후 최대 규모"라며 "양국 노동자와 농민, 기업 모두에 이익이 될 협정"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한국은 강한 노조를 지닌 민주주의 국가로 미국보다 못사는 나라들과 협정을 맺을 경우 미국 노조들이 우려하는 노동자 권익 침해의 염려가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한국 시장을 미국 농산물과 공산품.문화상품.서비스에 개방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협정에 따른 정치적 위험은 미국보다는 오히려 한국에서 훨씬 더 크다고 지적했다.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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