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썬앤문 새 의혹] 이광재 돈수수 식당 여택수가 예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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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말 썬앤문그룹 회장 문병욱(구속)씨가 이광재 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에게 1억원을 건넨 과정에 새로운 사실들이 드러나고 있다.

돈이 전달됐던 곳은 서울 강남 R호텔 일식당. 아침식사 자리였다. 당시 이 식당을 예약한 사람이 청와대 제1부속실 국장인 여택수씨였음이 25일 밝혀졌다. 검찰이 최근 식당 측으로부터 당시 예약자 명단을 제출받아 조사한 결과 呂씨 이름으로 예약이 됐던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呂씨는 지난해 12월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를 수행해 부산에 머물면서 문병욱씨로부터 3천만원을 받았음이 드러나 최근 검찰조사를 받은 바 있다.

또 문제의 식사 자리에 文씨.李씨, 盧대통령의 고교후배인 은행간부 金모씨 외에 한 사람이 더 있었음도 이날 드러났다.

'당시 여택수씨가 동석을 했다'는 일부 보도와 관련해 검찰 관계자가 '네 사람이 참석했었음'을 시인한 것이다.

검찰은 당초 참석자를 세 사람으로 파악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광재씨가 검찰 조사에서 그렇게 진술한 것으로 전해진다. 李씨의 말에 따라 검찰은 관련 수사기록에 당시 동석자를 文씨.李씨.金씨 세 사람으로 기록했다.

그러나 다른 관련자의 진술로 참석자가 네 사람이었음을 추가로 파악한 것으로 알려진다. 따라서 이광재씨가 참석자 중 한 사람을 감추려 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의문은 '제4의 인물'이 누구였을까다.

현재로서는 식당 예약을 했던 여택수씨였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그러나 呂씨는 25일 "그 자리에 낀 적이 없다. 그 모임 자체를 알지 못한다. 예약을 한 적도 없다"고 밝혔다. 그는 또 "사무실에서 예약을 할 때 종종 내 이름으로 하곤 했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당시 盧후보와 가까웠던 또다른 인물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당시 그 자리에 있었던 은행간부 金씨는 최근 기자와의 통화에서 "누구인지 얘기할 수 없다"고 말했었다. 이광재씨는 이날 연락이 되지 않았다.

검찰은 오는 29일 안희정씨를 기소하면서 관련 의혹들을 모두 밝히겠다고 말하고 있다. 경우에 따라선 새로운 관련 인물이 등장하면서 사건이 더 커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은행간부 金씨에 대한 의문도 계속되고 있다.

썬앤문 부회장이었던 김성래(여.구속)씨는 최근 검찰에서 지난해 12월 이광재씨에게 5백만원을 주는 자리에도 그가 함께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썬앤문 측이 盧캠프 쪽에 돈을 준 두 차례 모두 그가 동석했던 셈이다. 따라서 29일 검찰이 대선 당시 그의 역할에 대해 어떻게 설명할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진배.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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