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남매 살해사건/어머니 정부소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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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부산=강진권기자】 부산 서부경찰서는 21일 발생한 부산시 서대신동 2가 3남매 피살사건 범인으로 피해자 어머니 박모씨(43)의 정부 김철표씨(38·선원·부산시 봉래동3가 111)를 검거,26일 살인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21일 오후 9시50분쯤 내연의 관계를 청산할 것을 요구하던 박씨에게 전화를 걸어 만나자고 했으나 거절당하자 오후 10시20분쯤 서대신동2가 83 대신아파트 박씨 집으로 찾아갔다가 혼자 텔리비전을 보고있던 박씨의 큰딸 마선미씨(22·회사원)로부터 『나이 먹은 사람이 남의 집에 자주 드나들면 되느냐』는 핀잔을 듣고 격분,부엌에 있던 식칼로 선미씨의 배 등을 찔러 살해했다.
김씨는 이어 슈퍼마킷에 갔던 둘째딸 마유경씨(20·점원)가 돌아오자 또다시 살해한 뒤 도주,인근 골목길에 숨어있다가 오후 11시쯤 학원에 갔다 귀가하던 박씨의 아들 마준혁군(18·송도상고 3년)에게 『할 얘기가 있다』며 아파트 3층 옥상으로 데리고가 복부·목을 찔러 살해했다. 김씨는 범행후 자신의 집 주변 여관에서 잠잔뒤 22일 오후 서울 영등포역에 도착,직업소개소의 소개로 경기도 연천군 군남면 진상리 한탄강 공사장인부로 취직하는 등 도피생활을 하다 24일 오후 10시쯤 경찰에 붙잡혔다. 김씨는 경찰에서 『4월부터 박씨와 내연의 관계를 맺어왔으나 최근 박씨의 가족이 자신을 외면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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