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에 한번씩은 가정방문 "부모역할"|회보『밝은 세상』발간 자립의지 북돋아 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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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소년소녀가장에게 필요한 것은 동정심 어린 일시적인 도움이 아니라 이들을 곁에서 가족과 같이 따뜻한 눈길로 보살펴 주는 관심입니다.』 최근「밝은 세상」이라는 회보를 발간하면서 소년소녀가장 돕기에 앞장서고 있는 한국결손가정보호회장 김갑석씨(33)는 보다 많은 사람들이 소년소녀가장에 대해 구체적으로 관심을 갖고 주거·취학 등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결손가정보호회는 소년소녀가장을 돕기 위해 김씨가 주도해 만든 모임으로 지난 3월 부산에서 창립돼 현재는 주로 부산의 소년소녀가장을 위해 활동을 펴고있다. 회원은 약3백여명. 회원들의 직업은 다양하지만 소년소녀 가장들을 돕겠다는 마음을 모아 회보「밝은 세상」을 통해 사랑의 대화를 나누고 있다.
현재 전국의 소년소녀가장은 2만여명. 김씨는 『부산에만도 소년소녀가장이 5백여 세대 1천5백명에 달한다』며 『이들이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고 있지만 총지급액이 연간 15만원이 채 안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드물다』고 지적했다. 그러므로 소년소녀가장의 주택문제, 직업교육이나 취업알선 등 이들의 자활을 돕는 사회정책개발이 절실하다는 게 김씨의 주장.
김씨를 비롯한 회원들은 푼푼이 모은 회비로 「적으나마」이들에게 생활 지원금을 보태주고 있지만 그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활동은 가정방문이다. 10여명의 적극적인 회원들과 함께 그는 매주 토요일이면 소년소녀가장들을 찾아가 대화를 나누며 가끔은 청소·빨래도 함께 한단다. 가까운 삼촌이 된 기분으로 학교얘기·친구얘기 등을 나눈다는 그는 『이들도「서태지와 아이들」을 좋아하는 평범한 청소년』이라며 『부모의 사랑과 관심 속에 성장기를 보내야 할 이들에게 우리 어른들이 부모가 돼주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한다. 김씨는 앞으로 소년소녀가장의 자활을 돕는 일이라면 우선 회원을 확보하는 것을 비롯, 정책수립 관계자들을 만나 건의하는 등 여러 방면에서 사업을 펴 나갈 생각이란다.
자신도 소년가장이었지만 주변의 도움으로 꿋꿋하게 설 수 있었던 것을 감사하게 생각한다는 그는 현재 부산에서 소규모 기업을 경영하고 있으며 슬하에 남매를 둔 아버지다. <이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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