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판 선두그룹」 "병목현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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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92프로축구의 패권다툼이 점입가경이다.
종반전에 접어든 올 프로축구 정규리그는 지난해와는 달리 초반부터 물고 물리는 혼전 속에 막판까지 박빙의 선두다툼을 거듭하고있어 흥미를 더해가고 있다.
팀당 총30게임 중 23∼24게임씩을 소화한 19일 현재1위 현대(승점27·11승5무8패)와 4위 LG(승점25·8승9무6패)까지의 승점차는 불과 2점. 따라서 남은 6∼7게임의 경기결과에 따라 순위가 가려지게 돼 좀처럼 우승팀의 향방을 점치기가 힘들다. 이처럼 막판까지 4개팀이 혼전을 벌이고 있는 것은 지난해 대우가 초반부터 선두를 질주, 무려 10게임을 남기고 우승을 확정지은 것과 대조적이다.
이 같은 양상은 올 들어 각 팀간의 전력평준화현상이 두드러져 「절대강자」가 없는 춘추전국시대를 맞고 있기 때문. 특히 종전과는 달리 올 시즌엔 걸출한 신인들이 대거 프로무대에 뛰어든데다 이름 있는 동구권용병들이 가세함으로써 기존판도에 세찬 격랑의 파고가 몰아쳤던 게 주된 원인으로 풀이된다.
취임 2년째인 차범근 감독이 이끄는 선두 현대는 올 시즌 우승을 목표로 시즌 초부터 줄곧 선두권을 유지해오는 등 전력의 기복이 없는 것이 강점. 특히 한동안 부진했던 골게터 김현석이 득점감각을 회복, 17일 경기에서 두골을 잡아내며 득점랭킹 선두에 복귀함으로써 공격진의 안정감을 되찾고 있다.
이미 아디다스배 대회 챔피언결정전 티킷을 확보해 놓고 있는 일화 역시 유력한 우승 후보. 시즌 초부터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일화는 올봄 구소련대표출신의 수문장 사리체프를 영입, 골문을 두텁케 한데다 올림픽대표출신의 신태룡 이태홍 등 걸출한 신인들의 활약이 돋보이고 있다. 시즌 초 부진했던 포철은 지난달 재개된 후반기 리그 들어 5연승을 구가하며 성큼 선두권에 뛰어올라 지난88년 우승 이후 4년만에 패권탈환의 의욕을 불태우고있다. 박창현 이원철 공격투톱이 자리를 굳힌데다 수입용병 라데가 게임메이커로 돋보이게 활약, 포철의 후반상승세에 큰 몫을 하고있다.
올림픽대표팀의 스트라이커 서정원이 가세한 LG 역시 막판 역전을 넘보고있다. LG는 그 동안 흠으로 지적돼온 윤상철의 투톱파트너로 서가 가담함으로써 공격력이 한층 배가된데 힘입어 남은 7게임에서 최소한 5승을 거머쥘 경우 역전우승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대우·유공은 사실상 우승권에서 탈락한 상태.
이와 함께 개인상 타이틀경쟁도 뜨거워 득점왕, 신인왕 자리를 놓고 벌이는 프로건각들의 경합은 팀 우승의 향방 못지 않게 벌써부터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현재 득점왕은 임근재(LG) 김현석( 현대), 신인왕은 임근재와 일화 루키 신태룡 등이 유력 후보로 압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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