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교전후 「유감표명」사실무근”/장정연 주한중국대사 첫 회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정상회담때 핵문제 여러 의제중 하나/한국내 대만재산은 중국에 귀속 마땅”
『6·25전쟁에 대해서는 중국이 한국에 유감을 표시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자팅옌(장정연) 주한중국대사는 9일 오후 부임후 처음으로 한국기자들과 기자회견을 갖고 수교과정에서 한국전쟁과 관련해 중국측이 「유감」을 표시했다는 사실을 근거가 없는 보도라고 전면 부인했다. 기자들이 한국외무부의 발표를 근거로 질문을 계속하자 장 대사는 유감을 표시할 필요도 없다고 잘라 말하고,따라서 이 문제를 어떻게 처리해 갈 것이냐는 「근본적으로 존재하지도 않는 문제」라고 일축했다.
『중국의 입장은 시종일관 명확합니다. 내 생각에는 한·중 쌍방은 앞날을 내다보며 이 문제를 대하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한·중 정상회담에서 한반도의 비핵화와 한반도의 평화정착문제가 합의됐습니다. 회담결과를 북한에 설명하기 위해 고위인사가 북한을 방문할 계획이 있는지. 또 최근 보도되고 있는 김일성주석의 중국방문설은.
『노태우대통령각하께서 중국을 방문했을 때 정상회담을 했는데 나도 배석했습니다. 한국신문을 보면 핵문제를 중점 논의했다고 했습니다만 사실 정상회담에서는 여러가지 문제가 논의됐습니다.
조선반도의 핵문제에 대한 중국입장은 명확합니다. 북이건 남이건 핵무기를 보유하는 것이 좋지 않다,찬성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회담에서는 이 입장을 설명했습니다. 우리측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방문할 계획을 알지 못하고 있습니다. 김일성주석이 11월초 중국을 방문할 것이란 보도를 봤는데 지금까지 통보받은게 없습니다.』
­대만이 한국내에 갖고 있는 재산은 어떻게 처리할 생각입니까.
『대만당국이 중·한 수교직전에 한국내에 갖고 있던 모든 공공재산들은 응당 중화인민공화국 정부에 반환돼야 합니다. 이건 확고부동한 원칙입니다. 이에 입각해 중·한 쌍방은 외교담판때 명동대사관을 놓고 토의한 결과 부지와 건물을 우리에게 반환하기로 합의했습니다. 부산영사관 건물도 같은 방법으로 처리키로 합의했습니다.』
­다른 나라는 북한경제가 혼란에 빠져 붕괴위험이 있다는데….
『나는 오래 있어 압니다. 외신들이 보도하는 것은 어느 정도 과장된 것입니다.』
­지방에도 다녀봤습니까.
『거의 다 돌아봤습니다.』
­냉전체제 붕괴이후 미국의 힘의 공백에 일본과 중국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보도가 있는데….
『중국은 자주·자립의 평화애호정책을 집행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런 공백에 들어갈 생각도,그런 능력도 없습니다. 그런 보도는 실정을 몰라 한 것이라면 양해될 수 있겠지만 다른 심보를 갖고 했다면 아주 옳지 못합니다.』
­한·중 양국간에는 현재 항공협정 체결을 교섭중인데 중국은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가 설정한 관제이양점을 동경 1백24도보다 훨씬 동쪽인 동경 1백25도로 하자고 주장하고 있다는데 중국의 입장은 무엇입니까.
『우리는 하루속히 중·한항공협정을 체결할 것을 바라고 있습니다. 전기침외교부장은 연내에는 중·한항공협정이 체결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지난 9월 베이징에서 1차 회담이 열렸는데 많은 부분에서 합의하고 남은 것은 관제이양점뿐입니다. 중국은 동경 1백25도를 주장했고,또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이견이 있으면 중국이 고려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김진국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