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브랜드를 보지 마세요

중앙일보

입력

"이 회사 펀드 수익률이 그렇게 좋다던데 내 펀드는 왜 이럴까."

'미래에셋솔로몬플래너' 펀드에 가입한 A씨는 이 펀드의 3개월 수익률을 보고 실망스러웠다. 같은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에도 못미치는 17% 정도였기 때문이다.

A씨는 "요즘 주식시장이 호황이라 수익이 나긴 했지만 '미래에셋펀드' 수익률이 최고 40%라는 얘기를 듣고 가입했는데 기대에 못미쳐 실망했다"고 말했다.

'삼성그룹주펀드'가 인기란 말에 가입한 B씨는 "은행 직원이 '삼성그룹주펀드'가 잘 나간다고 소개해 가입했지만 내가 가입한 펀드는 이상하게 다른 삼성그룹주펀드보다 못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B씨가 가입한 펀드는 '한국삼성그룹리딩플러스종류형 펀드'. '삼성그룹주펀드' 시리즈 중 하나지만 최근 3개월 수익률은 한국삼성그룹주식형 펀드보다 5%포인트 이상 낮다.

이처럼 운용사 '명성'이나 인기 펀드의 이름만 믿고 펀드에 가입한 투자자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같은 운용사거나 같은 시리즈 펀드라도 운용 스타일이 달라 수익률 차이가 있다. 전문가들은 "운용사에서는 수많은 펀드 가운데 수익률이 좋은 펀드만을 마케팅에 내세우기 때문에 펀드마다 특성을 잘 파악하고 가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6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3억만들기중소형주식1' 펀드는 4일 기준으로 최근 3개월간 44%에 이르는 수익률을 올렸다. 이 펀드의 설정액은 566억원이다. 반면 설정액 3000억원에 가까운 '미래에셋솔로몬플래너주식형G-1CLASS-A'은 3개월간 펀드 수익률이 17.8%에 그쳤다. 같은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 21.3%에도 크게 못미쳤다.

또 '미래에셋인디펜던스주식2' 펀드는 3개월 수익률이 33.5%였지만 클래스펀드로 나온 '미래에셋인디펜던스주식형G- 1CLASS-A'의 수익률은 이보다 약 13.5%포인트 낮은 19.9%다.

한국운용의 삼성그룹주펀드는 '한국골드적립식삼성그룹주식1' 펀드의 경우 3개월간 25%의 수익을 올렸지만 같은기간 '한국삼성그룹리딩플러스종류형주식1' 펀드는 19.8%다.

이 펀드는 이름은 삼성그룹주펀드와 비슷하지만 50%는 14개 삼성그룹주에 투자하고 나머지 50%는 '리딩그룹'에 속하는 14개 기업에 투자한다.

허진영 제로인 펀드애널리스트는 "국내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라도 이 펀드가 중소형주에 투자하는지 아니면 대형주나 가치주, 배당주에 투자하는지 운용 스타일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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