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자,이제는」 친절운동 뿌리내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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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파출소 화장실 개방하고 출퇴근 시민들 태워주고/달라진 봉사자세에 내방객들도 놀라/일부선 아직도 반말사용 등 거친 태도
경찰에 친절 경쟁 새바람이 불고 있다.
권위·관료주의 타성을 벗고 시민들에게 믿음과 사랑을 받는 봉사자로 다시 태어나자는 『자,이제는…』 의식개혁운동이 뿌리내려가는 현상이다.
서울경찰청은 이같은 분위기에 불을 붙이기 위해 지난 한달 산하 30개 경찰서별로 「친절봉사경진대회」를 열었다. 이에 따라 경찰서마다 갖가지 아이디어가 쏟아져 나왔고 경찰관들의 자세가 눈에 띄게 달라져 가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달 24일 마포경찰서 친절봉사 창안대회에서는 행인들에게 파출소 화장실 개방,민원인 불편 해소를 위해 주민증 분실신고서류 파출소 비치,주민들과의 유대 강화를 위해 파출소 화단에 토끼장 설치,파출소앞 공터에 만남의 광장 마련 등 아이디어가 제시됐다. 쓸만한 창안사항들은 곧바로 시행에 옮겨져 송파경찰서의 경우 지난달 28일부터 자가용을 가진 직원들이 경찰관 신분을 표시하는 안내판을 앞 유리창에 부착하고 같은 방향의 출퇴근길 시민들을 태워주는 카풀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같은 경찰의 친절경쟁은 시민들에게도 반갑게 인식돼 이달초 서울 경찰청이 일선경찰서 내방객 1백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경찰관 근무 태도 설문조사에서는 친절 22%,보통 72%,불친절 6%로 경찰의 태도가 친절경쟁을 통해 점차 향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불친절하다고 대답한 사람중 과반수가 넘는 58%가 그 이유로 반말 거친 말 등을 들어 경찰의 반말안하기운동에도 불구,경찰관의 고압적인 언어사용 관행이 아직 남아 있고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서울경찰청은 이같은 친절봉사의 체질화를 위해 경찰관의 일상적인 대민접촉때 언행·태도를 분야·기능·사안별로 일일이 수록한 친절교과서 『바른말 바른 태도』를 지난달말 발간,관할경찰서에 배포했다.
아울러 친절봉사운동의 가시적 성과를 위해 경진대회 수상 성적과 현장확인·주민반응 등을 종합평가,연말에 우수부서·파출소에서 1∼3위를 골라 표창하고 개인 특별 우수자 1명에 대해서는 1계급 특진의 영예를 줄 예정이다.<이훈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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