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무부 인력난 1100여 자리 공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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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 발목이 잡힌 미국이 두 나라에 외교관을 집중 투입함에 따라 국무부에 인력난이 심화하고 있으며, 외교관들의 사기도 크게 떨어지고 있다고 전직 고위 외교관 등으로 이뤄진 미 외교협의회(FAC)가 5일 지적했다.

미 국무부는 현재 200여 개의 해외 직책을 공석으로 남겨두고 있으며, 국내의 언어 및 기능 지원 인력도 900여 명이나 부족하다고 FAC는 밝혔다.

미국의 외교에 큰 영향을 미치는 FAC는 이날 국무부 운영실태를 분석한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국무부가 인력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이를 조속히 해소하지 않으면 1~2년 뒤에는 매우 심각한 상황을 맞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토머스 보야트 FAC 회장은 기자회견에서 "인력 부족이 국무부 직원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해외에서 근무하는 초.중급 외교관의 봉급이 19%나 깎이면서 사기가 크게 떨어졌고, 과거에 비해 해외 근무의 스트레스가 커진 것도 사기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인력 부족과 사기 저하의 책임은 라이스 장관에게 있다"며 "라이스 장관은 무엇보다 1100여 개의 공석을 메우는 일에 국무부 운영의 우선 순위를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무부엔 지난해 말 현재 2만여 명의 직원이 있다. 이 중 1만1325명이 해외에서 일하고 있다.

워싱턴=이상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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