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1기 KT배 왕위전'
<도전자 결정전>
○ . 윤준상 6단 ● . 한상훈 초단도전자>
이 두 생각은 서로 상반된다. 바둑은 이처럼 종종 상반된 길을 간다. 숱한 나날을 연구하고 실전을 통해 검증해 보지만 여전히 미완성인 채 각자 자기 길을 간다. 바둑은 그 자체가 영원히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다.
한상훈 초단이 21로 몰아간다. 이후 31까지의 수순은 수없이 가본 길이라 눈감고도 둘 수 있다. 중간 결산을 해보면 백 5점은 한 수 부족으로 잡혔다. A의 축도 성립되지 않는다. '참고도' 백1의 장문이 멋진 수이기는 하지만 흑2가 있어 역시 안 된다. 백5의 축이 이번엔 흑▲에 걸리는 것이다.
흑을 지지하는 프로들은 "맛은 나쁘지만 흑의 실리가 좋다"고 말한다. 맛은 맛이고 실리는 현실이라는 것이다.
다시 의문이 생긴다. 죽는 줄 빤히 알면서 백은 왜 끊었나 하는 점이다. 백을 지지하는 프로들은 "기분이 좋으니까"라고 말한다. 빈삼각은 우형의 표본이지만 더욱 최악의 형태는 네모다. 그런데 백은 흑으로 하여금 25의 빈삼각에 이어 29의 네모를 두게 만들었다. 하나 이런 '기분' 가지고는 '죽음'을 설명할 수 없다. 백도 믿는 바가 있으니 그중 가장 큰 것이 바로 A의 축머리 이용이다.
박치문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