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숙 "매니저 횡포 못이겨 연예계 은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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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40세대 애청곡리스트에서 항상 빠지지 않은 노래 '그날'의 헤로인 김연숙이 4년만에 가요계 컴백했다. 허스키한 보이스에 담긴 호소력은 여전했고, 무대매너는 더욱 화려해졌다.

전국노래자랑에서 우승하면서 가요계 데뷔한 김연숙은 결혼과 함께 미국으로 떠났고, 아내이자 엄마의 역할에 충실했다.

"6년동안 음악을 하고 싶은 마음이 전혀 들지 않았다"는 고백을 한 김연숙은 '초연' '그날' 등의 히트 발라드를 내놓은 한편 마음고생도 많았다.

쉽지 않았던 미국생활을 정리하고 한국으로 돌아와 새로운 삶을 시작한 가수 김연숙을 만나 행복한 일상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노래에만 집중할 수 없는 환경 힘들었다"

90년대 초반 김연숙은 결혼과 함께 미국으로 떠났다. 한 남자의 아내로서의 삶을 선택하기까지는 우여곡절이 있었다. 신인시절 자신의 일을 도왔던 매니저의 횡포가 있었던 것.

음악에만 전념하기에도 부족할 시절에 음악외적인 압박으로 정신적인 스트레스에 시달려야 했다.

"신변을 보호해주고, 일을 도와주어야할 매니저가 오히려 나의 신변을 위협해 불안에 떨었
다. 어딜가든 일거수 일투족 감시받고, 심지어 납치의 위기도 겪었다. 주변 여건이 이렇게 되다보니 음악에 대한 열정보다는 상황을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김연숙은 미국으로 떠난 6년 동안 그곳에서 지냈고, 환경적응의 어려움과 행복하지 않았던 개인사의 기억을 안고 귀국했다.

"한국에 오자 음악에 대한 열정이 샘솟았다. 국내에 돌아와 보니 미국으로 가기전 내놓았던 앨범 수록곡 '초연'이 히트를 하고 있었다"

김연숙에게는 징크스 아닌 징크스가 있다. 앨범의 반응이 발매 당시에 오는 것이 아니라, 몇년 지난 후에 서서히 올라온다는 것. 2집 히트곡 '그날'이 그랬고, '초연'도 그러했다. 하지만 6집 앨범의 반응은 벌써부터 남다르다고 김연숙은 설레는 마음을 드러냈다.

# '짠짜라'에서 '유혹의 소나타'까지…김연숙의 젊은 감각

김연숙의 6집 '스리살짝'은 4년간 억눌러있던 그녀의 열정이 집약된 앨범이다. 발라드 가수로 인식되어온 이미지를 벗어버리고 빠르고 리듬감 넘치는 음악을 구사하기 시작했다.

타이틀곡 '스리살짝'은 러시안 폴카리듬을 섞은 빠른 템포의 댄스곡으로 라이브 무대에서는 역동적인 안무도 곁들인다.

오랜기간 활동을 해온 미사리에서 김연숙의 인기는 대단했다. 자신의 히트곡과 신곡, 그리고 다양한 올드팝까지 구사하는 그녀의 무대매너에 관객들은 열광한다.

김연숙은 최근 SBS '도전 1000곡'에 출연해 당당히 우승을 기록했다. 후배가수 채연과 결승무대에 올랐지만, 장윤정의 '짠짜라'에서 아이비의 '유혹의 소나타'까지 소화하는 김연숙의 일취월장 실력에 적수는 없었다. 방송직후 김연숙은 검색어 순위에 오르며 10~20대들의 뜨거운 관심을 얻기도.

다시 돌아온 가요계는 젊은 가수들 위주로 재편성되었고, 음악 역시 댄스음악 중심으로 변했다. 김연숙은 이효리 채연 아이비같은 후배가수들을 보며 "내가 조금만 젊었으면, 댄스가수로 시작하는 건데" 생각을 하게 된다고. 특히 눈에 뛰는 후배로 "노래 잘 부르고 춤 잘추고 얼굴 예쁜 아이비"라고 밝혔다.

댄스음악에서 힙합까지 소위 말하는 요즘 음악에 대한 관심이 남다른 김연숙은 기회가 되면 여러 장르를 섭렵해보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그날'이 큰 히트를 했음에도 본의 아니게 '얼굴없는 가수'가 되어버린 지난날을 생각하며 보다 활발한 활동을 하고 싶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서울과 지방, 음악방송과 미사리 무대까지 장소와 시간을 가리지 않은 다방면의 활동을 진행하고 있는 김연숙의 음악인생은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펼쳐질 예정이다.

[고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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