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PEOPLE] 퀄컴 미디어플로 부문 페기 존슨 사장 梨大서 강연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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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호 12면

“일하는 여성은 유리공으로 저글링 곡예(공중 던지기)를 하는 것과 같아요. 어느 것 하나라도 소홀히 하면 깨지게 마련이지요.” 남성 위주의 엔지니어 세계에서 최고경영자(CEO)에 오른 퀄컴의 페기 존슨(46) 사장이 지난달 30일 이화여대를 방문해 생생한 성공학 강연을 했다. 이대는 1996년 세계 최초로 여성 공과대학을 설립했다.

부호분할다중접속(CDMA) 이동통신기술로 유명한 퀄컴에서 인터넷서비스ㆍ미디어플로
(모바일 방송) 부문을 이끄는 존슨 사장은 “입사할 때 1%에 불과한 여성 엔지니어가 20%로 늘었다”며 “남성과의 경쟁으로 스트레스가 적잖지만 여성 동료를 멘토(mentor)로 삼아 경험과 생각을 공유해 헤쳐나갔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도 고급 여성인력이 많다”며 “유리공을 든 곡예사처럼 일과 가족, 남편과의 관계에서 균형을 맞춘 게 내가 성공한 비결”이라고 했다. 그러나 남성 동료를 지나치게 의식하거나 대척점에 설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남성은 자제력이 강하고, 여성은 팀워크가 뛰어난 만큼 이를 결합하는 게 도움이 된다”고 했다.

존슨 사장은 재혼 가정에서 15남매와 함께 자랐다. 경쟁의 틈바구니 속에서도 샌디에이고 주립대학에 진학한 뒤 제너럴일렉트릭(GE)을 거쳐 89년 퀄컴에 입사했다. 위성통신 소프트웨어를 시험하기 위해 임신 8개월의 몸으로 바퀴가 18개 달린 트레일러에 뛰어오르기도 했다. 특히 엔지니어 지식은 물론 수려한 미모와 화법으로 퀄컴 내에서도 비즈니스 협상의 달인으로 통한다. 요즘은 취미로 복싱을 하면서 몸과 마음을 단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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