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시 학교 “개교 휴업”/학생들 전학기피 정상수업 못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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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일부 교선 문조차 못열어/교직원 19명에 전교생 2명도/특별대책 없으면 「공동화 현상」 오래갈듯
각종 생활불편을 우려 주민들의 신도시 아파트 입주가 부진한 가운데 자녀 전학 기피 현상도 두드러져 일산·분당·평촌 등 신도시 학교가 학생 부족으로 개교를 연기하는 사태마저 빚고있다.
19일 경기도 교육청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입주가 시작된 일산 신도시는 19일 현재 입주 대상 7백86가구 가운데 34%인 2백72가구만이 이사를 마쳤으며 초·중·고 전학 대상 학생 1천3백51명중 21.4%인 1백88명이 학교를 옮겨왔다.
이 때문에 수용인원 1천2백명 규모인 배석고교의 경우 전입 대상학생 2백51명 가운데 겨우 2명만이 전학,19명의 교직원이 학생 2명을 가르치는 기형적인 학교운영을 하고 있다.
또 백신중학교에는 대상 학생 3백17명중 18명이 전학을 마쳤으며 백석국교는 7백83명중 1백68명이 새학교로 옮겨와 수업을 받고있다.
또 지난 3월말 입주를 시작,지금까지 9천2백61가구의 입주예정가구 가운데 5천7백가구만이 이사를 끝낸 평촌 신도시내 5개 국민학교에 재학중인 학생수는 현재 2천9백30명으로 전학대상 학생수 7천5백50명의 38.8%에 그치고 있는 형편이다.
이 지역 전학대상 고등학생은 1천4백명이나 평촌 고등학교 재학생 수는 52명에 불과하며 지난 1일 문을 열 예정이었던 부흥고교는 전학학생들이 전혀 없어 내년 3월로 개교를 연기했다.
지난해 9월부터 입주한 분당의 경우도 고교 전입대상 3천6백명 가운데 현재 6백12명이 옮겨와 수업을 받고 있고 중학교는 6천명중 2천3백42명,국민학교는 1만2천6백명중 6천3백64명이 전학을 마쳤다.
학생들이 이처럼 전학을 기피하자 지난 3월 개교예정이던 분당고교는 전입학생이 없어 아직까지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
경기도 교육청은 이러한 전학기피 현상이 서울 등의 전통 명문학교를 떠나 역사가 없는 신도시 학교로 옮기는 것을 기피하는데다 신설학교의 열악한 교육환경 때문으로 분석,전입 주민들을 상대로 교육기자재와 교원들의 우수성 등을 집중 홍보하는 등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으나 정부차원의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 한 신도시 학교의 공동화 현상은 당분간 계속 될 것이란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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