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전문대 졸업 예정자 취업전선 "냉기류"|경기침체로 기업손짓 크게 줄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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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전반적인 경기침체로 감량경영 등 기업들의 군살빼기가 갈수록 강화될 전망이어서 올 취업전선에 찬 기운이 감돌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2학기가 시작된 9월에 접어들면 공고 등 실업계 고졸예정자는 이미 80%가까이, 전문대졸 예정자는 70%정도 취업이 확정됐으나 올해는 고교의 경우 70%, 전문대는 60%정도밖에 취업이 안돼 올해 취업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그러나 경기하강에도 불구하고 기계 및 전산 컴퓨터 등 첨단분야는 여전히 호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림참조>
◇고졸취업=올2월 졸업한 전국 6백21개 실업계고교생들의 취업률은 취업희망자 20만9천3백52명중 20만4백96명이 직장을 구해 전체의 95·7%를 기록했다. 특히 공업계출신자들은 취업희망자 5만6천5백48명중 5만6천5백16명이 취업, 99·94%가 취업해 거의 모든 졸업생들이 직장을 가졌다.
그러나 올해의 경우 각기업들로부터 학교로의 취업의뢰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고 취업학생도 서울의 경우 8월말현재 내년 졸업예정자중 70%가 취업, 지난해 같은 기간 76%에 비해 낮은 취업률을 보이고 있다.
한양공고의 경우 지난해 8월까지 전교생의 65%가 취업이 확정됐으나 올해는 57%에 그치고 있으며 기업들로부터의 취업의뢰도 지난해의 경우 워낙 많아 학생들이 일자리를 골라갔으나 올해는 3분의1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서울기계공고의 경우도 사정은 마찬가지로 올해는 특히 건축·자동차·섬유·금속·화공·인쇄분야의 취업의뢰가 뚝 떨어지고 있는 추세. 반면 기계·전기·전자·토목·설계분야는 호조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공고생의 경우 생산직을 원할 경우 취업은 무난할 것으로 보이나 상업계 등 사무직은 취업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실업계 출신과는 달리 인문계출신은 졸업하고 대학진학을 못하거나 취직이 안돼 실업자로 사회에 배출되는 사람만 한해 50만명 가까이 된다.
정부는 이들 고졸미취업자들을 산업현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여러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우선 대표적인 예가 인문계학생 직업학교 위탁교육이다.
인문계고2년생중 대학진학을 포기하거나 졸업후 곧바로 취업을 원하는 학생들을 위한 기술위탁학교로 현재 서울에 아현직업학교·종로산업학교·서울직업학교 등에 6천1백98명을 수용, 기술을 배우도록 하고 있으며 공고부설에 2천8백95명, 인문고 차체 기술학급운영 2만7천7백97명 등 모두4만6천46명의 인문고생들이 취업을 위해 기술을 익히고 있다.
또 전문대 부설 특별과정을 수료할 경우 자격증을 따 취업전선에 뛰어들 수도 있다. 현재명지실전·한양여전 등 22개 전문대에 도자기공예·섬유공예·시각디자인·정보처리·요리·제과제빵 등 1백36개 특별과정(학생수 7천3백50명)이 개설돼 있다.
이 특별과정은 3개월, 6개월, 1년과정으로 돼 있고 주당18∼20시간씩 수업하며 전문대교양강좌를 청강하는 등 전문대생과 똑같은 학교생활을 할 수 있다. 입학자격은 연령이나 학력제한 없이 누구나 지원이 가능하다.
한편 대졸인턴사원제에 이어 고졸을 대상으로 인턴사원제를 운영하는 회사가 있어 관심을끈다. 쌍용양회에서는 90년 국내기업으로는 최초로 고교생 인턴제를 도입, 3년째 실시해오고 있다.
◇전문대졸취업=교육부 집계에 따르면 전국 1백26개 전문대중 신설 13개교를 제외한 1백13개교의 올 2월 졸업생취업률은 취업대상자 8만7백50명중 85·9%인 6만9천3백40명이 취업한 것으로 나타나 91년의 86·6%보다 취업률에서는 다소 떨어지지만 실제 취업자수는 8천9백33명이 늘어났다.
계열별로 보면 간호계가 93·8%로 가장 높았으며 그 다음이 수·해양계로 91%, 공업계90·7%, 사회실무계(인문사회계) 86·3%, 체육계 81·3%, 보건계 81·3%, 농업계 7l·6%, 가정계 7l·2%의 순으로 계열별 취업률이 비교적 고르게 분포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전문대졸업자의 취업이 계속 호조를 보이고 있는 것은 각 기업체의 인력채용·승급·임금을 포함한 고용관리가 기존의 학력 중심에서 벗어나 능력·자격중심으로 전환되고 있고 점차 전문대 졸업생들의 전문직업기술능력이 기업체로부터 인정받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올해는 전반적인 경기침체와 맞물리면서 전문대졸업자의 취업도 주춤거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의 경우 기업체의 근무조건·보수 등을 고려, 학생들이 선별 취업했으며 취업추천의뢰도 특정학과에 편중되지 않고 전체 학과에 걸처 고르게분 포됐으나 올해는 공업계·사회실무계 등의 계열외에는 별로 기업체의 손길이 없는 실정이다.

<정재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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