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베일벗는 구소「플레세크」로킷기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세계의 어떤 목표라도 불과 30분내에 수메가톤의 핵무기공격을 퍼부을수 있으며 25년간무려 1천3백여회나 위성발사실적을 가진 구소련최대의 미사일·우주기지인「플레세크」가 최근 그 베일을 벗었다. 플레세크는 미국의 과학첩보위성에 의해서도 이미 오래전부터 그 정체가 노츨됐었다.
그러나 구소련의 개방정책과함께 지난해8월 NASA(미항공우주국)의 과학자들이 구소련의 위성에 탑재한 미국의 오존관측기기의 발사지원을 위해 이곳을 방문하면서부터 정체가 더욱 확연해졌다.
현재 이곳의 핵무기시설은lCBM(대륙간탄도탄)발사사일로가 약9기정도며, 약1백㎞에 걸쳐 위성발사대 9기가 가동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플레세크는 모스크바북방 8백50㎞에 있는 작은 마을 이름에서 따온 것으로 이곳이 구소련 최고의 미사일기지로 선택된 것은 지난 57년1월이다.
당시 미국에 이어 핵무기를 개발한소련의 미사일은 사정거리가 7천㎞에 불과, 미국 본토공격이 불가능한 것이었다.
따라서 최저한의 사정거리로 미국의 보스턴·뉴욕·워싱턴등 주요 도시를 공격할수있는 발사기지로 플레세크를 선택했던 것이다.
이곳이 수상한 곳으로 미국에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2년뒤인 59년으로 당시 파키스탄에서 발진한 세계 최고성능의 초고공정찰기인 U-2기가 항공촬영을 위해 저공비행중 소련의 최선미사일을 맞고 격추되면서부터.
이미 ICBM 1기를 비롯, 몇기의 핵탄두를 이곳에 배치해둔 소련은 미국 정찰기의 눈을 피하기 위해 인공숲과 콘크리트 등으로 필사적인 위장을 하고 있었다. U-2기의 추락으로 더 이상의 탐지가 불가능해진 미국에 이곳이 처음 확실히 노츨된것은 61년 미국의 군사위성 디스커버리호가 KH-4형초정밀카메라로 자세히 촬영하면서 부터였다.
이때부터소련은신형 ICBM 기지를 서부에 새로건설, 64년부터 이곳에는 인공위성발사기지를 신축했다.
66년 소련이 처음으로 이곳에서 코스모스-112호를 발사한 이래 지금까지 1천3백기의 군사첩보위성이 이곳에서 발사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반면 이 기지의 건설과 로킷발사과정 중 발생한 사고로 희생자수도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60년 연료충전중 발생한 폭발사고로 1백65명이 희생되는등 지금까지 알려진 사망자만도 2백20여명에 이르러 악명높은 기지로 소문나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