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마당] 2년 전 통화료 고지서 보내 황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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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얼마 전 KT에서 2년 전에 미납한 통화요금을 납부하라는 고지서를 보내왔다. 지금 살고 있는 곳으로 이사오기 전의 요금이라는데 전혀 기억이 없는 데다 2년 동안 전화 한통화 없다가 이제 와서 미납이라니 황당했다. 1년도 아니고 2년이나 지난 납부영수증을 보관하고 있지도 않을 것 같아 난감했다. 일단 KT 측에 연락해 이런 사정을 설명하고 "그간 연락이 없었던 걸로 봐서 미납했을 리 없다"고 주장해봤지만 전화 받은 직원은 "납부 기록이 없으니 요금을 내라"며 "만약 내지 않으면 신용정보에 등재돼 금융거래에서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고만 답했다.

결국 이 직원과는 얘기가 안 되겠다 싶어 예전에 살았던 전화국으로 연결해 달라고 했지만 이 과정에서 전화를 얼마나 돌려대는지 몇 시간 동안 수화기를 붙잡고 있어야 했다. 그리고 중간중간 전화받는 모든 직원이 책임을 회피하고 다른 부서로만 떠넘기는지 답답함을 이루 다 말할 수 없었다. 마치 벽을 보고 말하는 기분이라고나 할까. 거대기업 KT에서는 정확한 자료를 가지고 있다가 뒤늦게 청구하는지 모르겠지만 친절한 상담 한번 받을 수 없는 가입자에게는 몹시 힘든 일이다.

문수현.인터넷 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