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 폭거…” 원색 비난/민주 밤샘 대책회의/공격 표적 YS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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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민주당은 경찰병력의 마포당사 진입에 대해 「노­김영삼정권의 폭력성이 드러난 것」「5공정권도 생각 못한 것」이라는 격앙된 분위기속에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9일 아침 민주당사는 전날 격렬한 몸싸움을 말해주듯 곳곳에 부서진 집기와 유리창이 널려있었고,한준수 전군수가 묵고 있던 4층 최고위원실은 문짝이 떨어지는 등 난장판으로 당원들은 현장을 둘러보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기택대표의 9일 기자회견은 「범죄적 민자당정권」「폭도적 방법」 등의 극단적 용어를 써가며 경찰의 민주당사 폭력진입을 비난했는데,특히 김영삼민자당총재에게 공격을 집중.
그는 『부정선거를 획책한 점에서 노 대통령과 김 민자총재는 둘다 사과해야 하지만 그 책임은 임기가 끝나는 노 대통령보다 대통령후보인 김 총재에게 물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자기 책임하에 3·24총선을 치른다고 말한 김 총재가 관권·부정선거의 책임을 지고 후보직에서 사퇴해야 한다』고 맹공.
○…경찰병력이 철수한뒤 이기택대표가 당무위원과 소속의원들을 긴급 소집해 8일 자정부터 9일 새벽까지 가진 대책회의는 흥분과 성토로 일관.
허경만국회부의장은 『현정권이 추석연휴를 이용해 사건을 잠재우려 하고 있다』며 연휴농성을 주장했고 이부영최고위원은 『한 전군수가 경찰병력이 철수하면 자진출두할 의사를 알렸는데도 경찰이 들어온 폭거를 용납할 수 없다』고 규탄했다.
한광옥총장이 『경찰난입으로 김병오의원 등 29명이 부상해 이중 9명이 입원했으며 당사 1층 유리창 10장,대변인실 칸막이벽,최고위원실 출입문이 부서졌다』고 보고하자 참석자들은 『그럴 수 있느냐』며 분개.
이날 회의에는 연락이 제대로 안된 탓인지 대상자 1백여명중 30명만 참석했는데 중하위 당직자들은 당사에서 항의 철야농성. 그러나 일부 최고위원·의원들은 연락을 받고도 당사에 나오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몸싸움과정에서 다친 김병오·김영진의원은 4층 최고위원실에서 한 전군수를 지킨 최후 저지조.
이들과 김영배최고위원,안동선·박지원·박계동·최재승의원은 1시간가량 승강이를 벌이면서 한 전군수에 성의표시했다. 한 전군수는 연행당하기 직전 『겨울이 길면 봄이 오는 법. 무서울게 없다』고 각오를 다졌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이번 사태를 담은 당보 50만부를 긴급제작,이날 강남고속버스터미널·서울역 주변에서 배포했다.<전영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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