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YS의 한국병거론 비판/민주당 대전집회 스케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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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중간중간 만담패가 정치풍자극/한 전 군수 「용감한 공무원상」 상패
민주당은 5일 오후 대전역광장에서 한준수 전 연기군수를 참석시킨 가운데 관권부정선거 규탄대회를 갖고 정부와 민자당에 자치단체장선거를 실시하라고 압박했다.
3·24총선이후 첫 장외집회인 이날 대회에서 김대중대표 등 연사들은 김영삼민자당총재에 대한 공세수위를 높여 대통령선거 유세분위기를 자아냈다.
○…오후 2시30분부터 3시간동안 진행된 이날 대회는 「뉴DJ(김대중)」 「뉴민주당」의 이미지 연장선상에서 지금까지 야당집회와는 다소 다른 형태로 진행됐다.
남녀 2인이 한조인 만담패는 『김공삼후보(김영삼후보지칭)는 자기말 안들어 준다고 제주·마산으로 뛰쳐나가기만 하니 언제 철들지 모르겠다』고 해 청중들의 폭소를 자아냈다.
40여평의 연단에는 김영배·김정길최고위원,한광옥사무총장,장재식정책의의장 등 당지도부와 소속의원 50여명이 자리했고 대회장 주변에는 「단체장선거 연기는 관권선거 책략」 「관권선거 막아내어 민주정부 수립하자」는 등의 플래카드 20여개와 「관철하자 단체장선거」 등 대형 애드벌룬 2개를 설치. 5천평 광장의 상당부분이 청중들로 메워졌고 역주변에만 관광버스 50여대가 주차해 동원청중이 상당수임을 짐작케했다.
민주당은 2.5t 청소차 1대를 동원해 행사후 쓰레기를 치웠다.
○…김대중대표는 연설을 통해 김영삼총재의 한국병거론 및 도덕성을 집중 공격했다.
김 대표는 『김영삼총재가 새삼스레 「한국병」을 거론하면서 자신은 책임이 없고 노태우대통령만 책임이 있는 것처럼 말하고 있으나 한국병이 있다면 노태우씨와 김영삼씨가 똑같이 있다』고 비판했다.
김 대표는 이어 『한국에 깊은 병이 있다면 그것은 한국국민의 병이 아니고 민자당의 병』이라고 민자당 내분을 예로들어 역공했다.
김 대표는 또 『내 일생동안 희한한 일을 많이 봤지만 사돈에게 이권주는 대통령도 처음이지만 6개월간 함께 논의해놓고 급하니까 대통령에게 책임을 뒤집어 씌우는 2인자도 처음』이라고 노 대통령과 김영삼총재를 함께 비난했다.
○…이날대회는 오후 5시5분쯤 한준수 전 군수가 김·이 두대표와 단상 중앙에 나와 손을 흔들며 절정에 달했는데 단상 주위에는 풍선 2백여개가 올려지고 한 전 군수에게는 꽃다발과 함께 「용감한 공무원상」이란 상패가 수여됐다. 한 전 군수는 『친애하는 애국동포 여러분』으로 말문을 연뒤 미리 준비해온 자필원고를 읽어내려갔다.
한 전 군수는 『12월 대선에서 김영삼·김대중·정주영씨중 누가 당선되든 공무원은 중립을 지켜야 한다』며 특정정당을 지지할 의사가 없음을 강조,박수를 받기도 했다.
한 전 군수는 자신의 상사였던 이종국충남지사를 『강경대군 사건당시 치안총수였다는 사실을 아느냐』고 반문한뒤 『이같은 강성지사가 부임한 것은 총선·대선을 관권으로 치르겠다는 의도』라고 비난했다.
○…한 전 군수는 여의도의원회관내 박계동의원 사무실에서 이날 오전 11시40분쯤 김옥두의원 차에 동승,2시35분쯤 민주당 장기욱의원 등 6명의 의원들과 함께 대전 유성의 신신농장예식원에 도착,장남 상혁씨(32)의 혼례식에 참석했다.
한씨가 도착하자 대전지검 수사관 3명이 다가와 2차소환장을 전달,소환에 자진출두해줄 것을 요구하자 한 전 군수는 『인륜대사에 참석한 사람에게 현행범도 아닌데 이렇게 나올 수 있느냐』며 역정을 낸뒤 『오늘 소환에 응하지는 않겠으며 정식수사협조 요청이 민주당을 통해 있을 경우 당과 협의,출두하겠다』고 말했다.<대전=박병석·박보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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