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 기대 커 숨고 싶었는데… 상 받은 것 지금도 믿기지 않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1면

배우 전도연이 세계 영화무대에 화려한 첫발을 내디뎠다. 전도연은 여우주연상 시상식 직후인 28일 오전 4시45분(이하 한국시간)쯤 칸영화제 주상영관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각국 언론과 만났다. 발표 전날인 27일 한국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제가 여기서는 신인이자 무명인데, 그런 배우에게 상 안 준다고 감독님이 그러셨다"며 조심스러워했던 그는 이날 공식회견에선 한결 차분하고 도도해 보였다.

-국제영화제가 처음이다.

"맞아요. 세계적으로 큰 칸영화제에서 첫 경험을 한 게 영광스러워요."

-수상 소감은.

"믿기지 않아요. (다른) 작품에서 열연한 여배우가 많이 있다고 들었는데 제가 그 여배우를 대신해 이 자리에 설 자격이 있는지 모르겠어요."

-이번 영화제가 부담스러웠는지.

"저한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거라고 최면을 걸곤 했어요. 저를 진정시키려고요. (수상을 기대하는 말을 들을 때마다) 숨고만 싶었어요. 그런데 이제는 (그런 수상 기대가) 응원과 축하의 메시지가 돼서 기뻐요."

-한국에서도 여우주연상을 여러 차례 받았었는데.

"네…아하하(특유의 웃음) 한국에서 과한 상을 받곤 해서 개인적으로 상에 대한 욕심은 없어요. 이창동 감독님을 통해 칸에 올 줄도 몰랐고. 즐기려고 했죠. 한국에서도 좋은 상을 많이 주셨지만 이번 상은 제 인생에 큰 의미이자 축복이에요."

칸=이후남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