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경 해외협력선 어떤 회사인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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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행정정보·군사통신 시스팀에 강점 GTE/영 최초 디지틀 GSM 통신망 구축 보다폰/홍콩에 본사… 삐삐·휴대통신 등 참여 허치슨
대충 예상은 됐지만 선경그룹의 제2이동통신사업 반납추진에 대해 선경컨소시엄 해외참여업체 3개사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상황이 어떻게 진전될지 주목되고 있다.
『합법적이고 공정한 절차를 거쳐 사업권을 따냈는데 무슨 근거로 사업권을 반납하라고 하느냐』며 저항하고 나섬으로써 국내정치 상황으로 야기된 「반납파동」을 더욱 복잡한 국면으로 흐르게 하고 있는 3개사는 어떤 회사인지 살펴본다. 선경 컨소시엄(대한텔레콤)에는 미국의 GTE가 10%,영국의 보다폰이 6%,홍콩의 허치슨 텔리콤이 4%의 지분으로 자본 및 기술참여를 하고 있어 선경이 반납하는 경우 소송을 내겠다고 하는 등 반납작업에 큰 걸림돌로 등장했다.
◇GTE=미국 포브스지가 매출·수익·시장가치 등을 기준으로 뽑은 미국내 5백대 기업에 7위로 꼽혔으며 정보통신기업중에서는 유일하게 10위권에 올랐다. 지난해 매출액이 1백96억달러로 AT&T사에 이어 통신기업중 매출액 2위이며 이동통신 등의 장비제작(하드웨어)과 서비스운용(소프트웨어)을 겸하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정부의 행정정보 시스팀 및 군사통신 시스팀에서 강점이 있어 세계 65개지역에서 정부 통신시스팀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NATO 및 미 국방부의 이동통신 시스팀,걸프전쟁때 통신시스팀 등을 지원했다. 항공이동통신 시스팀을 민간항공회사에 제공하고 있어 7개의 통신위성도 갖고 있다.
다만 서비스시장 진출은 포철·코오롱이 제휴했던 미 벨전화회사 계열사보다는 늦어 서비스운용기술을 완벽히 갖고 있지는 못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해외 서비스사업에서 벨계열사를 제친 이번 한국사업을 「개가」로 평가하고 있다.
◇보다폰=영국의 제2이동통신 사업자로 사업개시 2년만에 1사업자를 추월해 현재 56%의 시장점유율을 갖고 있다. 차세대 이동통신 방식인 디지틀 방식을 일부 실용화해 지난해말 영국 최초로 범유럽 디지틀통신망인 GSM이동통신망을 구축했다. 프랑스·멕시코 등지에서 이동통신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허치슨=홍콩에 본사를 두고 중국·동남아·유럽·호주 등지에서 이동전화서비스·삐삐·위성통신사업·개인휴대통신(PCN) 등 사업을 하고 있는 기업이다.
세계 3대 갑부로 꼽히는 화교출신 리카슁(이가성·63)씨가 그룹의 회장이다.
이씨는 이번 반납파동이 나자 홍콩 매스컴과의 인터뷰에서 『한국 사업처럼 완벽하게 사업계획서를 낸 일은 세계적으로 없었다』며 『정당하게 딴 사업을 왜 반납하느냐』고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허치슨그룹은 지난 7월 동방유량과 국내에 합작증권회사 인가를 받기도 했다.<김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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