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여업 자리 잡는다/장남감부터 컴퓨터까지 취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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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그림·화분 때맞춰 바꿔주기도
장난감에서 등산장비·컴퓨터까지 온갖 생활용품을 돈을 받고 빌려주는 전문대여업이 갈수록 성황이다. 오래 두기보다 자꾸 바꿔쓰는 것이 편리한 어린이 장난감 등으로부터 시작된 생활용품대여업은 최근 일시적으로 물건이 필요한 각종 행사가 늘고 제품의 교체주기가 짧아지면서 고가의 첨단사무기기·전문용품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그림·화분 등의 경우 정기적으로 물건을 바꿔주는 일종의 「은행업」을 하는 곳도 부쩍 늘어났다.
이들 업소는 생활용품·사무기자재·장난감·결혼용품 등 서울에서만 15곳 정도가 성업중이다.
이중 생활용품과 첨단기기를 함께 다루는 서울 개포동 한국패밀리렌탈의 경우 컴퓨터·통역장비에서 생활무전기·휠체어·등산장비 등 수백가지의 물품을 갖춰놓고 1일 기준으로 가격과 내구성 등에 따라 제품가격의 1∼3%까지 대여료를 받는다. 무비카메라 등의 대여까지 합치면 한달에 나가는 물건은 2백점 정도로 다른 업체 두곳과 같이 물건을 운반해주고 파손됐을땐 수리비를 받는다.
지난 5일 이곳에서 컴퓨터 AT286기종을 보름동안 5만8천원에 빌린 이의정씨(28·여)는 『대학원을 졸업하고 준비해오던 원고를 학교 컴퓨터로 쓰기가 번거로워 대여를 받아 편리하게 사용하고 있지만 값이 다소 비싼 것 같다』고 말했다. 장난감 대여점은 모두 9곳이 성업중인데 회원제·체인형태로 운영되는 것이 특징.
가입비 1만∼1만2천원과 매달 1만2천∼1만5천원까지의 사용료를 내면 원하는 장난감을 7∼15일까지 빌려준다.
서울 신림8동 「장난감마을」 관악점의 경우 회원 2백명이 넘는 등 젊은 부부가 많이 사는 곳이 경제적 이점때문에 인기가 높다.
고객에게 정기적으로 물건을 바꿔 빌려주는 「은행식대여업」을 하는 곳은 미술관·사진관·식물원 등. 기업이 주고객으로 미술관 10여곳과 사진관 5곳 정도가 참여하고 있다.
인사동 하나로미술관의 경우 보증금과 제품가의 0.2∼1%의 대여료를 받고 국민생명에 21점 등 모두 2백여점을 「대출」한 상태.
또 사진작품은 필름을 1주일 빌려주고 점당 10만∼15만원까지 받고 있으며 관공서·출판사에서 주로 이용하고 있는 등 대여를 겸업하는 업체가 최근 전자상가로까지 번지고 있다.<오영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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