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V-투어] 내가 '공갈포'라니…윤관열 오명 씻은 강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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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단장한 배구 V-투어가 개막 이틀째 남녀부 모두 파란을 일으키며 올 시즌 접전을 예고했다. 21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벌어진 'KT&G V-투어 2004' 남자실업부 B조 경기에서 대한항공은 레프트 윤관열(27득점)의 빛나는 활약에 힘입어 전날 개막전에서 현대캐피탈을 3-0으로 완파한 '강호' 상무를 3-1로 물리쳤다.

실업 4년차 윤관열은 그동안 기복이 심해 '공갈포'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을 얻었다. 그러나 부단한 훈련을 통해 서브 리시브와 수비 약점을 보완했고, 지난달 월드컵을 통해 기량이 급성장하면서 대한항공의 에이스로 자리잡았다. 윤관열은 "결정적인 고비에서 '홈런'을 많이 친다는 평가를 듣고는 기분이 무척 나빴다. 공갈포의 오명을 벗기 위해 이를 악물고 훈련했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의 새내기 장광균(레프트).김웅진(라이트)의 활약도 돋보였다. 장광균은 신인답지 않은 과감한 공격으로 16득점을 올렸고, 김웅진(1m98㎝)은 큰 키를 이용해 고비 때마다 블로킹을 잡아냈다.

여자부에서는 최약체로 평가받던 흥국생명이 '국가대표 주포' 최광희가 빠진 KT&G를 3-0으로 완파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1세트와 3세트는 듀스 상황에서 따낸 완승이었다.

한편 대회 8연패에 도전하는 삼성화재에 전날 2-3으로 아쉽게 패한 남자부 A조의 LG화재는 이날 한국전력에 3-1 역전승을 거둬 2002년 이후 거의 2년 만에 승리를 맛봤다. LG화재는 지난해 '이경수 파동' 때문에 대회에 불참했다. 올해 처음으로 세미프로리그 방식으로 열리는 V-투어에는 이틀간 1만3천여명의 유료 관중이 경기장을 찾았다.

정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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