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전부터 신도시 소문 돌았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경부고속도로 기흥IC에서 빠져 나와 화성시 동탄신도시(273만평) 반대 쪽으로 5분 남짓 달리다 보면 소규모 제조공장과 물류창고 등이 밀집한 마을이 나타난다. 화성시 동탄면 목리와 중리 일대다.

이곳에서 동탄면 청계리 방향으로 승용차로 2~3분 가량 가다 보면 기반공사가 한창이 화성 청계지구가 눈에 펼쳐진다.

청계지구 주변은 온통 농지와 야산 등으로 둘러싸여 있다. 빌라나 단독주택 등이 간간이 눈에 들어올 뿐 이렇다 할 부동산 건물을 찾기 힘들다.

경부고속도로를 중심으로 동탄신도시 맞은편 목리와 중리, 청계리 일대가 600만평 이상 규모의 ‘분당급 신도시’ 후보지로 유력하다는 언론 보도 이후 이곳 부동산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화성시 동탄면 중리에서 부동산 중개업소를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한참을 헤매다 겨우 한곳을 찾아냈다.

강남공인 김유진 실장은 “그동안 신도시 개발 소문이 나돌기는 했지만 여러 후보지 가운데 한곳쯤으로 여기는 분위기였다”며 “정말 이곳에 분당급 규모의 신도시가 들어서는 거야”며 되물었다.

그러면서 그는 “분당급 신도시 관련한 문의 전화가 하루 종일 걸려 오고 있다”며 “당초에도 많지 않던 토지와 주택 매물이 아예 자취를 감췄다”고 말했다.

“한동안 조용했는데 또다시…”

동탄신도시 맞은편에 있는 화성시 목리와 중리, 청계리 일대는 지난해 11ㆍ15 부동산대책 발표 이후 동탄신도시 확대 얘기가 나올 때마다 대상 후보지에 항상 얼굴을 내밀었던 곳이다.

중리에서 제조업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제조 전문 문구점을 운영하는 이관표(51)씨는 “올해 초 신도시 후보지로 광주 오포면과 용인 모현면이 사실상 확정됐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들썩이던 이곳 부동산시장도 잠잠해지기 시작했다”며 “얼마 전부터 이곳이 동탄신도시와는 별개로 독자적인 신도시로 개발된다는 소문이 나돌기 시작한 것 같다”고 전했다.

지역 주민들도 신도시 개발 기대감에 잔뜩 고무된 분위기다. 동탄면 중리에 사는 진옥수(69)씨는 “설마 했는데, 이곳에 정말로 신도시가 들어서기는 서는가 봐”라며 말문을 흐렸다.

신도시 유력 후보지 소문이 퍼지면서 집ㆍ땅값도 호가 중심으로 오름세를 타고 있다.
하지만 매물은 거의 찾아 볼 수 없다. 동탄신도시 초입에 있는 동탄119공인 김난숙 실장은 “한 달 전부터 동탄신도시 확대가 아닌 별개의 신도시가 이곳 주변에 들어설 것이라는 얘기가 많이 나돌았다”며 “해당 지역 빌라나 단독주택의 호가가 오르는 분위기가 이어지자 집주인들이 내놓은 매물을 모두 걷어가는 바람에 실제 거래는 뜸한 편”이라고 말했다.

동탄면 중리와 오산리에 있는 연립주택 17평형은 1억~1억2000만원 선으로 한 달 전보다 호가가 500만~1000만원 가량 올랐다. 대지 200평짜리 단독주택은 올 초 5억원에서 지금은 5억6000만원을 호가한다. 인근 D랜드공인 관계자는 “지난해 말 신도시 입주권을 노린 외지 투자자들이 간간이 나온 빌라를 모두 사들여 매물의 씨가 마른 상태”라며 “집 주인들이 추가 가격 상승 기대감에 매물을 거둬들이면서 거래는 없고 호가만 들먹거리고 있다”고 말했다.

토지시장, 거래 규제 불구 호가 오름세

토지시장은 비교적 조용한 편이다. 거래도 거의 없다. 이곳 일대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있어 외지인 투자가 어렵기 때문이다. 현행 법상 외지인이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전답과 임야 등을 사려면 현지에 전 가족이 1년 이상 거주해야 한다.

하지만 호가는 상승세다. 신도기 개발 기대감이 형성되면서 매물은 아예 자취를 감췄다. 동탄면 중리 일대 농지(전답)는 평당 100만~110만원이 넘는다. 도로변 농지는 평당 200만~220만원을 웃돈다. 최근 신도시 확정 소문이 빠르게 퍼지면서 호가가 크게 올랐다는 게 현지 부동산중개업계의 설명이다.

동탄면 오산리 조은공인 김문희 사장은 “신도시 확정 소문에 외지인들의 매수 문의 전화가 부쩍 늘었지만 빌라 등 집주인들은 귀만 쫑긋 세울 뿐 팔려고 하지 않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동탄신도시 아파트 시장은 잠잠

반면 인근 동탄신도시내 아파트시장은 조용하기만 하다. 매수세도 없고 가격 움직임도 별로 없다. 동탄신도시 인근 동탄119공인 관계자는 “‘설마 이곳에 신도시가 들어서겠느냐’는 반응을 보이는 입주민들이 많다”며 “이곳 아파트 매매시장 역시 다른 지역과 별반 차이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인근 지역의 신도시 개발 기대감도 아파트 매매시장 침체 앞에서는 아직 맥을 못 추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이곳 아파트 매매시장은 여느 지역과 마찬가지로 침체 상태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시범단지 아이파크 34평형은 4억8000만~5억원 선으로 한 달 전 시세 그대로다. 삼성래미안 32평형도 한 달 전보다는 호가가 조금 빠져 4억8000만원 선이다.

하지만 분당급 신도시 개발이 확정, 발표되면 시장 상황을 확 달라질 것이라는 게 현지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조인스랜드 조철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