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주식광풍에 가사 도우미도 구인난

중앙일보

입력

중국에서만 통용되는 증시 은어를 아시나요?

중국의 데이트레이더 투자자들은 '유령'(Ghost) 대신 '검은말'(Black horse)을 사려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령'은 위험한 주식을, '검은말'은 예상을 뛰어넘는 상승세를 지속하는 주식을 일컫는 중국 증시 은어다.

FT는 중국 투자자들이 '가치투자' 보다 '검은말'을 쫓는 투자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특히 중국에서는 최근 일반인들의 주식 투자 붐이 절정을 이루면서, 소득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은 '가사 도우미'들 마저 주식 투자 대열에 합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중국 투자자들은 증시 활황과 더불어 '유령'과 '검은말' 등 중국인들만 알 수 있는 주식 은어들을 만들어 내고 있다.

이를 테면 싼 값에 주식을 매입해 비싼 값에 파는 것을 '모자를 위해 싸운다'(fighting for hat)라고 하고, 더이상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해 주식을 매도하는 손절매를 '고기 얇게 썰기'(meat slicing)라고 표현하고 있다.

주가에 도움이 되는 뉴스를 '승용차 의자 들어올리기'(lifting sedan chair), 내부자거래하는 이들을 '쥐 투자자'(rat investors)라고 부르기도 한다.

중국 데이트레이더들은 빠르게 증시 은어들을 습득하고 있다. 이러한 데이트레이더들은 올들어 주가를 52% 이상 끌어올린 일등 공신이며, 과열을 이끄는 주범으로도 꼽히고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 18일 시장의 과열을 방지하기 위해 금리 인상 조치를 단행했다. 하지만 일반 증시 투자자들은 이러한 노력을 무시하듯, 지난 21일에만 28만7000개의 새로운 증권 계좌를 신설했다.

특히 증시가 활황을 띄자 상하이에서는 일반인들마저 폭발적인 투자붐에 빠져들고 있다. 심지어는 '가사 도우미'들 마저도 주식 투자에 빠져들고 있는 것.

상하이에서 '가사 도우미' 알선업을 하고 있는 민셩씨는 "'가사 도우미'로 일하려는 사람들의 수가 절반으로 떨어졌다"면서 "여기다 현재 일하고 있는 '가사 도우미'들 마저도 일을 등한시 하고 주식에만 관심이 쏠려있다는 고용주들의 불만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가사 도우미로 일해온 장웨이씨는 몇주전까지만 해도 아침마다 여러집을 돌면서 파출부 일을 해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상하이시 홍구 거리에 있는 증권사로 매일 아침 발길을 돌리고 있다. 장씨는 "지난달 투자를 통해 연봉의 절반을 벌었다"고 자랑했다.

일각에서는 '가사 도우미'들마저 주식 투자에 빠져들고 있는 것을 두고 거품이 끼었다고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사람들이 모두 주식을 매입한다면 지속적으로 증시가 오를 것이란 기대감도 있다고 전했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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