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조업률/하락이냐 안정이냐/기협중앙회­정부·학계 엇갈린 시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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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조업여건 악화… 6년내 최저치 기협/「거품경제」 해소로 단계적 하락 학계
국내 중소기업체의 조업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사용되고 있는 지표인 중소 광공업체 정상조업률을 놓고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얼마전의 경기논쟁처럼 중소기협 중앙회측은 하락추세에 있는 정상조업률을 내세워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반면 정부와 학계 일부에선 지나칠 정도로 높았던 정상조업률이 산업구조조정을 통해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는 상반된 시각을 보이고 있다.
중소광공업체 정상조업률은 중소기협중앙회 산하 2만1천6백13개 업체중 가동률이 80%를 넘는 업체의 비율을 나타내는 것으로 매달 중앙회가 발표하고 있다.
중앙회측은 올연초 이후 정상조업률이 떨어지고 휴·폐업체수가 늘어나자 중소업체의 조업여건이 악화됐다는 점을 강조,정부의 중소기업 지원 확대를 계속 요구해오고 있다.
특히 지난 5월의 정상조업률이 84.1%로 전월에 비해 1.6%포인트 떨어지자 중앙회측은 「3년만에 가장 낮은 수치」(89년 5월 84.1%)라는 점을 내세워 정부에 대해 적극 공세를 폈고 실제로 지난 6월부터 쏟아진 각종 중소기업지원정책도 이같은 통계에 힘입은 바 크다.
또 6월의 정상조업률이 82.9%로 6년4개월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나자 중앙회측은 이를 추가지원정책이 필요하다는 근거로 삼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정부와 학계관계자들은 올 상반기 전체제조업 평균가동률이 불황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려운 80.8%임을 감안할때 중소기업의 이같은 정상조업률의 하락추세는 「거품경제」가 해소되는 과정에서 한계기업들이 정리되고 일부 사양업종이 도태되기 시작하는 것을 반영할 뿐이라며 중앙회측의 시각에 강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실제로 중소기업의 정상조업률은 80년대 초반만 해도 70%대를 유지하다 중반부터 3저로 인한 과열경기 시대를 맞이하면서 80%대를 훨씬 넘어서기 시작했고 이제 조금씩 하락하는 추세를 중소기업계의 위기처럼 평가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것이다.
이들은 또 모집단이 2만개가 넘는다는 점은 간과하고 매달 발생하는 수십개의 폐업체수를 단순비교해 중소기업전체의 상황을 평가하는 것은 무리가 있으며 중소기업지원대책도 정상조업률을 계절별·업종별 성격을 감안한 보다 분석적인 평가를 토대로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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