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유학, 이것만은 알고 결정하자! 교육 환경·학비 조건 따져 봐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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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한국인 유학생 수는 현재 약 3만5000명. 전체 외국인 유학생 중 한국인이 1위를 차지한다. 2005년 한해 조기 유학을 떠난 한국학생 2만4000명중 중국 유학생수만 6300명에 달한다. 수도인 북경에만 초·중·고에 다니는 한국 유학생수가 3538명에 이르고, 15중학교나 인민대 부속중학교와 같은 학교들은 외국인 학생의 80%이상이 한국 학생이다.
◆중국, 영어와 중국어를 동시에=중국이 세계 경제의 중심으로 급부상하면 세계적인 중국어 열풍이 불고 있다. 미국과 유럽의 명문학교 정규 과정에 중국어 교과가 속속 개설될 정도다. 중국 교육부에 따르면 외국인 유학생 수는 매년 20% 이상 늘고 있다. 중국의 부상과 함께 “영어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인식이 늘어나면서 영어와 중국어를 동시에 배울 수 있는 중국 조기 유학이 주목 받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저렴하다는 이유만으로 무턱대고 중국 유학을 택하는 것은 다소 위험이 따른다. 일반적인 중국 학교들의 경우 교육 환경이 선진국에 비해 낙후돼 있고, 대부분 주입식 강의로 수업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또 외국 학생들에 대한 배려가 상대적으로 부족해 중국어 실력이 부족한 학생들은 수업을 따라가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중국어 과외를 받는다고 해도 단기간에 의사소통이 쉽지 않고 오히려 과외비용이 부담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 학생들만 수업을 받는 한국계 국제학교도 문제는 있다. 심리적으로는 다른 학교보다 안정될 수 있지만 중국어 실력이 늘지 않는다. 게다가 부모가 모두 중국에 거주해야 하는 등 조건이 필요하기도 하다.
일반 명문학교들은 한국보다 훨씬 많은 수의 인원이 한 반에 모여 있고 시설이 낙후된 경우가 많다. 환경이 좋다 해도 까다로운 성적 평가나 학사 기준을 중국학생과 똑같이 적용해 중도 탈락의 위험도 크다. 중국계 국제학교의 경우 시설은 좋지만 영어나 한국 교과 과정은 별도로 학습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외국계 국제학교는 서구의 교과 과정을 그대로 들여와운영한다. 교사도 대부분 영어권 국가 출신이다. 따라서 중국어 수업을 제외한 나머지 수업은 모두 영어로 진행된다. 기숙사 생활을 하는 학교도 있으며 중국인일 경우 상류층에게만 입학 기회를 부여한다. 북경의 유일한 국제학교인 호주국제학교(AISB)의 경우 늘어난 한국인 유학생을 배려해 한국인 전담 교사를 배치하고 있기도 하다.  
◆호주, 저렴한 비용에 영국식 교육= 호주는 영국 정통의 교육 시스템을 따르면서 영어권 국가 중 다소 저렴한 비용으로 유학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타임즈가 선정한 세계 100대 대학 중 호주에 있는 학교가 무려 14개. 그 만큼 높은 교육 수준을 자랑한다. 체계화된 어학 집중과정은 영어를 체계적으로 배우고자 하는 학생들에게 높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
한국 학생들이 주로 선택하는 영어권 유학 국가는 캐나다와 미국. 그러나 캐나다는 상대적으로 한국 학생들이 너무 많아 유학 효과를 우려하는 경우가 많다. 미국은 비자나 비용, 학업 성취도에 대한 부담이 크다. 반면 호주는 미국에 비해 비용이 저렴한데다가 캐나다처럼 한국 학생 수도 많지 않다. 여기에 영국식 교육 시스템을 적용해 조기유학국가로 인기를 끌고있다.
호주의 교육 시스템은 총 12년의 교육 과정으로 한국과 비슷하다. 단 초ㆍ중ㆍ고교로 나뉘지 않고 12학년까지 학년으로만 구분된다. 1년을 4분기로 나눠 4학기제로 운영되며, 1년에 3번의 짧은 방학과 1번의 긴 방학이 있다. 수업은 학년구분 없이 오전 8시20분 쯤 시작돼 오후 3시쯤 끝난다. 초등학교 교육과정은 주로 기본적인 영어 구사력과 수학, 사회, 체육 그리고 창의력을 기르는 활동 과목에 중점을 두고 진행된다. 초등학교의 경우 일부 주를 제외하고는 부모의 동반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평가는 학기 초에 학생에 따른 수준을 평가학교 이에 맞는 학습 목표를 정하여 평가하므로 영어 실력이 부족한 학생도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호주는 20여명으로 이뤄진 학급에 담임이 2명씩 배정돼 개별 학생에 대한 보다 밀착된 관리가 가능하다. 학교별로 학생 도우미 교사가 있어 외국인 학생들도 어렵지 않게 적응할 수 있다. 성적 평가는 상대 평가로 이뤄진다. 외국인 학생들이 부족한 영어 때문에 받는 불이익도 상대적으로 적다. 북미 유학을 고민하는 조기 유학생이라면 미국 명문 사립고나 명문대학 진학의 초기 적응을 위한 경유지로 활용해 보는 것도 좋다.

프리미엄 이경석 기자
도움말=(주)페르마에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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