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서철 가벼운 「읽을거리」 찾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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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본격적인 휴가철에 들어선 미국 독서계는 휴양지로 떠난 사람들의 무드와 생활리듬의 변화를 그대로 반영하듯 뉴욕타임스 7월의 베스트셀러 소설부문 리스트 10위권중에 다섯권은 지난달 이래 새로 등장한 작품들이 차지했다.
수위를 차지하고 있는 『제럴드의 장난』은 휴가철에 걸맞는 도깨비 이야기.
이 분야의 거장 스티븐 킹의 최신작으로 뉴욕타임스 같은 권위있는 신문은 서평도 하지않은 이 책이 출판되자마자 단연 수위에 오른 것은 세상만사 제쳐놓고 도깨비이야기 같은것에 심취하고 싶어하는 현대미국인들의 스트레스를 잘 말해주고 있다.
보통미국사람들의 생활필수품인 점성술과 같은 읽을거리를 주로 다루는 전형적인 작가 주디스 크란츠의 『앙심의가책2』가 제4위, 인기 TV SF시리즈 「스타위스」의 최신 에피소드 『임자디』가 7위, 그리고 2차대전에 이기고 1964년 75회 생일을 맞이하는 히틀러의 독일을 배경으로 한 스릴러 『조국』이 9위를 차지하고있다.
가벼운 여름읽을거리에 밀리지 않고 그대로 제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소설로는 그리셈 변호사의 『펠리컨 소송의뢰서』, 테리 맥밀런의 『숨을 토해내길 기다리며』, 그리고 앨리스워커의 『환회의 비밀 획득』등이다.
올 여름 미국 독서계는 미국의 대표적인 여류작가들의 훌륭한 작품들을 한꺼번에 대할수 있는 행운을 맞게 되었다.
테리 맥밀런, 앨리스 워커, 그리고 현재 12위를 차지하고 있는 토니 모리슨의 『재즈』가 바로 그것. 인종차별에서 비롯된 좌절과 절망, 그것이 불러온 폭력·마약, 그리고 파괴된 가정으로 깊은 병에 걸려있는 흑인가정을 꿋꿋하게 이끌어가는 흑인여자들의 삶을 이 작품들을 통해 이해할 수 있다.
비소설분야도 소설과 마찬가지로 가벼운 읽을거리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지만 읽을 만한 책들도 건재하다.
새로 등장한 읽을 만한 책들은 다음과 같다.
『샘 월튼-미제」. 우리나라에서 수출된 물건들을 많이 취급하고 있는 연쇄잡화상 월 마트의 창업자이며 미국 제일가는 부자 월튼의 자서전.
『위기에 처해있는 지구』. 미국 민주당 대통령후보 클린턴의 러닝메이트 앨 고어 상원의원의 환경문제를 다룬 책.
내용보다 골프실력은 상당하지만 쉬운 철자법도 자주 틀려 구설수에 오르는 공화당 후보퀘일부통령을 겨냥한 책이란 평을 받고 있긴하지만 적절한 시기에 중요한 문제를 다루었다는 평가도 함께 받고 있다.
『게티스버그의 링컨』. 민주주의의 뜻을 단순화시킨 링컨대통령의 명연설 「국민의, 국민에의한, 국민을위한」등 2백72단어로 만들어진 연설을 3백17쪽에 걸쳐 다각적으로 조사·연구 분석한 역사책. 「미국을 다시 만든 단어들」이란 부제를가진 이 책에 대해 『우리가 현재 누리고 있는 평등은 어떻게 창출될 수 있었느냐를 훌륭하게 보여주는 책』이라고 뉴욕타임스는 평하고 있다.
지난달에 이어 계속 강세를 보이고 있는 트루먼대통령의 전기 『트루먼』과 현재 진행중에 있는 일본·미국·EC의 경제각축전을 다룬 『머리 대 머리』는 이번 여름휴가중 필독도서로 권하고 싶다.
조승훈<을지서적외서코너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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