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국 스페인 "올림픽이 원망스럽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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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세계최고 관광국인 스페인이 올림픽개최에도 불구, 관광객이 몰려들지 않아 울상짓고 있다.
올림픽개최로 최소한 1백50만명의 관광객이 대회기간중 바르셀로나를 찾을것이라는 당초 예상과는 정반대로 실제 관광객수가 지난해 수준에도 못미치고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외국관광객들을 상대로 생계를 꾸려가고 있는 상당수 현지인들은 『올림픽이 오히려 장사를 망친다』며 정부당국에 항의하는 사태까지 벌어지고 있다.
올림픽이 개최되고 있는 이곳 카탈루냐의 관광진흥국 집계에 따르면 7월 3주동안 바르셀로나시 인근해안도시를 찾은 관광객은 당초예상에 크게 못미치는 60%수준에 그치고 있고 호텔투숙객 숫자도 지난해 같은 기간의 70%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올림픽특수에 따른 재미를 보고있는 유일한 곳은 바르셀로나시로, 전체호텔객실의 98%가 대회개막을 전후해 들어찬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지중해 최고의 휴양지로 꼽히고있는 바르셀로나 인근 코스타도라다시는 호텔투숙률이 70%, 지난해 같은 기간 80%이상의 투숙률을 기록했던 해변휴양도시인 코스타브라바와 마레스메는 60%에 그쳐 80%이상일 것 이라던 당초 전망을 무색케 하고있다.
주차시설의 경우 총9천7백30대의 차량을 수용할수 있도록 준비했으나 지금까지 주차장을 이용한차량은 전체수용능력의 5%에 불과하고 유스호스텔은 28%만이 이용되고있는 실정.
이처럼 관광객 숫자가 예상에 크게 못미치자 호텔업자는 물론 택시업계와 주차장업주등 관련업계들은 당국의 행정을 주먹구구식이라고 비난하면서 대책마련을 요구하는등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이중에서도 특히 택시업계와 개인택시기사들은 단식투쟁을 벌이는등 가장거센 반발을 계속하고 있어 시당국을 난처하게 만들고 있다. 둘은 시당국이 올림픽에 대비해 금년초 차량이 오래된 택시는 모두 교체토록해 막대한 돈을 들여 새 차를 구입했고 올림픽기간중 휴가를 가는 택시에 대해서는 면허정지등 불이익을 감수해야 할것이라고 공공연치 으름장을놓는 바람에 휴가도 못가고 올림픽을 위해 종사해왔지만 일거리가 없어 파리를 날리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이처럼 올림픽 특수대목에도 불구하고 관광객이 예년의 수준에도 못미치는 것은 ▲올림픽개최로 뛰어오른 살인적인 물가 ▲최근들어 계속되고 있는 이상기후현상 ▲스페인으로 들어오는 길목인 프랑스 도로사정이 본격적 바캉스 시즌으로 매우 혼잡하고 ▲경제사정 악화등이 주된이유로 관광국은 분석하고있다.
【바르셀로나=특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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