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세력 통합/민주 「뉴DJ노선」 보완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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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김 대표,「대통령만들기」 역할분담에 흡족/이 대표,대선후 판세의식 껄끄러운 시선
민주당의 재야출신 그룹인 평민연과 민주연합,그리고 자정선언 주도 의원들이 단일 조직을 결성해 당내 「제3세력」으로 등장하고 있다.
이들은 각자의 모임을 해체하고 「21세기를 향한 개혁정치모임」(가칭)으로 통합,18일 창립대회에서 공식출범을 선언키로 하고 지난달 31일 준비위를 결성했다.
여기에 참여하는 현역의원은 평민연 7,민련 4명 등 25명으로 민주당 전체의원수(87명)의 29%에 해당해 잠재력을 짐작할만 하다. 그외 23명의 원외 위원장 및 당무위원들도 가세했다.
이 모임은 대통령선거전에 「뉴DJ(김대중) 노선」과는 별도의 전략적 역할분담을 하기로 해 관심을 끌고 있고 신민계(김 대표)와 민주계(이기택)로 나눠진 당내 양계보의 역학구조에 미묘한 파장을 던지고 있다.
정치입문과정,성향이 비슷한 평민연(신민계)과 민련(민주계)이 총선전후에 만나 개혁정치의 확산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결성론이 대두하기 시작했다.
평민연은 김대중대표가 87년 대선실패후 당시 평민당을 재편·강화하는 과정에서 입당한 「김대중후보 비판적 지지」세력이 뿌리.
지난 5월 전당대회에서 세를 과시한 박영숙최고위원을 이사장으로 박석무·박상천·김영진·정상용·이길재·장영달·임채정의원이 속해있다.
민련은 91년 재야에서 이기택대표의 민주계로 제도권 정치에 들어와 지난 총선때 수도권에서 개혁이미지로 각광받았다.
이부영최고위원(의장)을 비롯,유인태·박계동·원혜영의원 등이 원내에 포진하고 있다.
여기에 자정선언에 적극 나선 제정구의원(빈민운동가출신)과 이미 13대때부터 원내에서 정치개혁을 강조해온 이협의원이 뒤를 받쳐줬다.
그외 장기욱·조홍규·이해찬·김병오·정균환·홍기훈·김원웅·이석현·이규택·문희상의원과,평민연과 성향이 유사한 신민주연합의 이우정·신계윤의원도 동참했다.
소장의원들이 주도하는 이 모임은 기성정치판에 정치개혁의 흐름을 집어넣고 단기적으로 「김대중 대통령만들기」의 역할 공간 확보에 주력할 생각이다.
이들은 김 대표가 온건·보수쪽으로 달려감에 따라 섭섭함을 느끼는 개혁·진보성향 재야와 청년층을 묶어두는 활동을 자임하고 있다.
이를 위해 모임안에 통일·정치·경제·여성 등 10여개 정책분과위를 두고,노동자·농민·여성단체,각종 소외계층들과 접촉해 현장감있는 정책개발과 개혁정책을 세일즈할 작정이다.
원외 재야쪽의 창구역도 이 모임의 임무로 재야를 김 대표에 대한 전폭적 지지로 끌어내는 「민주대연합구도」를 구상하고 있다.
김 대표는 이들 개혁세력 단일화를 대선전략면에서 밀어주고 있으나,이기택대표는 껄끄러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대통령선거이후 승패에 관계없이 펼쳐질 야당의 질서개편을 의식하는 당내 2인자인 이 대표와 일부 최고위원 등은 개혁파의 집단화가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이 대표의 민련 장악력은 김 대표의 평민연 통제력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
「21세기 개혁모임」은 단일지도체제로 꾸려가기로 했는데,이사장에 박영숙최고위원이 유력하다.<박보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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