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를 하느냐 못하느냐 선택 아닌 생존의 문제입니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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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호 02면

세계는 지금 ‘제3차 세계대전’이 한창입니다. 제1ㆍ2차 세계대전 때는 참으로 많은 사람이 희생됐습니다.

그러나 이번에 펼쳐지는 제3차 세계대전은 총성 한 방 들리지 않습니다. 그 이름은 세계화(globalization)입니다. 인명 피해는 지난 두 차례 세계대전에 비해 훨씬 적습니다. 그러나 세계화 때문에 나라와 나라, 기업과 기업 간에 서로의 ‘목숨을 건 경쟁(cut-throat competition)’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제3차 세계대전의 또 다른 이름은 ‘영어대전(英語大戰)’입니다. 지난 두 차례 세계대전이 무기 싸움이었다면, 이번 전쟁은 ‘세계의 표준(global standard)’을 둘러싼 싸움입니다. 세계의 표준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중 중요한 의미를 갖는 의사소통의 표준은 영어입니다. 그래서 제3차 대전은 ‘영어대전’이기도 한 것입니다.

한국은 이미 세계화라는 화살을 맞은 상태입니다. 허망하게 쓰러지지 않으려면 있는 힘을 다해 그 화살을 빼야 합니다. 화살이 서쪽에서 날아온 것인지 동쪽에서 쏜 것인지, 또 그 화살촉이 쇠로 된 것인지 독이 발라져 있는지 한가롭게 따질 때가 아닙니다. 외제 시험인 TOEIC과 TOEFL, 국산 시험인 TEPS 중 어느 시험이 좋은지 아닌지를 시시콜콜 따질 때가 아닙니다. 국산은 국산대로, 외제는 외제대로 준비해 용도별로 이용해야 합니다. 독학ㆍ학원ㆍ온라인ㆍ잡지·신문 등 나름대로 각자에게 맞는 영어학습 방법을 발견해 영어공부에 전념하는 게 필요한 때입니다.

나라가 망해도 말을 지키면 빼앗긴 나라도 언젠가는 되찾을 수 있다고 배웠습니다. 달리 볼 수도 있습니다. 민족이 사라지지 않으면 언젠가는 나라도 되찾고 말도 회복할 수 있는 게 아닐까요? 고대 히브리어를 복원해 국어로 삼은 이스라엘이 좋은 예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국가와 민족의 생존과 번영을 위해 우리말이 아니라 영어를 오히려 더 열심히 익혀야 하는 얄궂은 상황이 언제까지 전개될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일단 이 전쟁에서 이기는 게 급선무입니다. 우리에겐 생존이 걸린 싸움이기 때문이지요.

이번 호 중앙Sunday는 영어특집을 준비했습니다. 영어 활용 능력의 네 영역인 읽기ㆍ듣기ㆍ말하기ㆍ쓰기에 관해 실효성이 높다고 판단되는 학습법을 총정리했습니다. 우리나라 대한민국은 선진국 문턱까지 왔습니다. 한 단계 더 도약해야 합니다. 더 훌륭하고 더 발전된 나라를 만들려면 영어 선진국, 즉 영어강국 Korea의 길을 가야 합니다. 이번 특집이 그 길을 가기 위한 한 길잡이 역할을 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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