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직판장 뿌리 내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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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자기 고장의 농산물을 대도시 소비자들에게 직접 갖다 파는 산지 농협 직판장이 최근 2∼3년사이 서울에만도 14개나 생겨 관심을 끌고 있다.
산지농협 직판장은 농산물 산지인 면 단위 농협의 조합원들이 출자해 자신들이 생산한 농산물을 제값을 받을수 있는 판로 확보를 위해 도시지역에 개설한 점포.
산지농협 직판장은 우루과이라운드 협상으로 농산물의 수입 개방문제가 기정사실로 대두되면서 이에 대한 대응방안으로 나타난 「우리농산물 먹기운동」의 일환으로 89년부터 등장하기 시작했다.
특히 일반들의 호응이 높아개실 직판장 중 절반 이상이 최근 1∼2년사이에 개설되는 등 활발히 개실이 추진되어 왔다.
현재 산지농헙 직판장은 서울에 14개소가 운영되고 있는 것을 비롯, 부산·대구에 각각 네군데, 순천 두군데, 광주·여수 각 한군데씩 전국에 모두 26개 산지농협 직판장이 생겨나 도시인들에게 자기 고장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공급해 주고있다.
이들 산지농협 직판장이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있는 것은 농산물 산지 직송을 통해 중간상인의 유통마진을 줄여 시중 소매가격보다 평균 10∼20% 싼 가격에 그 지역 명품인 질좋은 농산물이나 특산물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아무래도 일반 시장에 비하면 신선도 등에서도 신용이가는 때문이기도 하다고 소비자들은 말한다.
취급품목은 대개 쌀·잡곡류·야채 등이 주종이지만 영양 고추, 철원 청결미, 양양 옥수수엿, 평창 감자술, 의정부 송산 먹골배, 진안 인삼등이 대표적 특산물이다.
이외에 농산물을 가공한 가공식품을 파는 직판장도 있다.
연천 청산농협의 경우 김치·단무지·오이지·통마늘 장아찌 등 절임류 식품을 직접 가공해 팔아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러한 반찬류들은 특히 시중에서 팔리고 있는 상당수가 메이커가 확실치 않아 위생적인면이 의심스러운 반면 직판장 제품은 품질에 신용이 가 핵가족 주부들이 주로 이용하고 있다고 한다.
이들 산지농협 직판장은 대체로 소비자들에게 좋은 인식을 주어 농산물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 농민과의 계약 재배도 활발해지고 고정고객도 늘어나는 추세에 있지만, 규모의 영세성에서 나타나는 한계점도 있다.
고양시 송포농협 직판장을 이용해오고 있는 주부 오은하씨(30·서울불광 2동)는 『농산물에 대해 잘 몰라 수입품은 없겠다 싶어 이용하게 된 것이 가격도 싸고 무엇보다 농산물 품질이 좋아 애용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물건 구색이 맞지 않아 직판장에서 사지못한 농산물을 일반 시장에가 구입해야하는 번거로움이 있다』고 아쉬워 한다.
이같은 산지농협 직판장의 영세성에서 나타나는 소비자들의 불만에 대해 양양서광 농협의김중렬 판매부장(28)은 『1개의 산지농협이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모든 농산물을 공급하기란 불가능하다』며 『산지농협 직판장간의 연계 판매를 위한 중앙회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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